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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미국 뉴욕에서 진행했던 신라면 시식 행사. 사진=연합뉴스


오뚜기는 5월 초 신제품 ‘라면의 맵쏘디’를 출시했다. 맵쏘디는 ‘맵다’와 서사시를 뜻하는 ‘랩소디(rhapsody)’의 합성어로 신제품에 매운 라면의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다고 오뚜기는 설명했다. 제품명처럼 라면의 맵쏘디는 매운맛을 나타내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스코빌 지수가 6000에 달하는 제품이다. ‘신라면’(3400), ‘불닭볶음면’(4404)보다 훨씬 맵다.

기존 오뚜기에서 가장 매운 라면이었던 ‘열라면’(5013)보다도 스코빌 지수가 높다. 라면의 맵쏘디는 출시와 동시에 오뚜기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매운맛을 내는 라면이 됐다. 이에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9월에는 대표 제품인 진라면 매운맛 제품을 리뉴얼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스코빌 지수를 2000에서 3000으로 높였다.

대표 서민 음식인 라면이 점점 더 매워지고 있다. 한국인의 매운맛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매운맛은 글로벌 라면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마케팅 키워드가 되면서 라면 업계도 이에 맞춘 매운맛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매운맛 라면을 선보이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건 오뚜기뿐만이 아니다. 업계 1위인 농심의 행보에서도 최근 라면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매운맛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짜파게티도 매운맛 버전으로 나와예컨대 농심은 작년 말 대표 제품이자 스테디셀러 중 하나인 짜파게티의 매운맛 버전을 선보였다. ‘마라 짜파게티’다. 짜파게티에 중국식 매운맛인 마라 소스를 더한 제품이다. 마라 맛의 음식은 코로나19 유행 당시를 전후해 찾는 이들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인기가 식지 않으면서 완전히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마라 짜파게티 역시 마라 맛을 찾는 이들을 타깃으로 만든 제품이다. 얼얼하면서 중독성 있는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여름만 되면 라면 시장에는 일명 비빔면 전쟁이 시작되는데 농심은 올해 초 이를 겨냥한 제품도 선보였다. ‘배홍동칼빔면’이다.

두껍고 얇은 식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마름모꼴의 도삭면 형태의 면에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비빔장에 매콤한 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농심 관계자는 “색다른 매운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에 맞춰 이런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비빔라면을 생산 중단한 삼양식품도 색다른 매운맛을 강조한 ‘맵탱’ 브랜드를 앞세워 비빔라면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출시한 신제품 ‘맵탱 쿨스파이시 비빔면 김치맛’을 통해서다. 특제 고추장소스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큐베브 후추로 시원한 매운맛을 살렸고 김치와 야채 플레이크를 첨가해 아삭한 식감과 풍미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질세라 오뚜기도 매운맛 라면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을 알린 상태다. 당분간 매운맛 라면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오뚜기는 특히 다양한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 니즈에 맞춘 신제품들을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라면 업계가 매운맛에 빠진 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운맛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다.

해외를 중독시킨 한국의 매운 라면
특히 식품 업계 관계자들의 경우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매운 음식은 더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 정세 악화로 취업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다. 직장에서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를 해소하려는 방편으로 매운맛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을 분비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무서운 영화를 보며 한여름에 더위를 잊듯이 매운 음식을 먹을 경우 스트레스와 고통을 잠깐 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매운맛을 즐기는 게 하나의 놀이문화가 되기도 했다. 각종 SNS나 유튜브에는 수많은 인플루언서가 업계에서 새롭게 선보인 매운맛 라면에 도전하는 일명 ‘먹방’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인플루언서들이 알아서 제품을 홍보해주는 효과를 얻는 셈이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매운맛 라면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도 한몫했다. 요즘 가장 핫한 한식은 단연 라면이다.

국내 라면 수출액의 경우 10년 연속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글로벌 1위 K-푸드로 성장했다.

한류 스타와 한국 드라마 등 대중문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음식인 라면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쏟아진 것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단연 매운맛 라면이다. 라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만 봐도 알 수 있다.

해외에서는 강한 매운맛으로 유명한 이 라면을 먹는 ‘먹방’이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외국인들이 불닭볶음면 하나를 미처 다 비우지 못하고 매워하는 모습에 수많은 글로벌 유튜버의 호기심과 도전 의식을 자극하면서 현재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불닭볶음면을 계기로 한국의 매운 라면은 ‘도전의 아이콘’이 됐으며 삼양식품은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5년 전만 해도 5000억원에 그쳤던 이 회사의 매출은 불닭볶음면의 식지 않는 인기에 힘입어 올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삼양식품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잘 만든 매운맛 라면 하나 덕분에 삼양식품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새로 편입되기도 했으며 주가는 100만원을 돌파해 황제주에 등극하기도 했다.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마케팅 차원서도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큰 파급력이 있다”며 “최근 라면 업계에서 경쟁처럼 더 매운맛 라면을 선보이는 이유”라고 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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