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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을 앞둔 한 어린이집에서 원장 선생님이 정리 중인 어린이집을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 문 닫은 어린이집이 주민 친화시설로 탈바꿈하거나, 청년 창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산은 0~6세 영유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줄면서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해마다 늘고 있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내 어린이집 1414개 가운데 126개가 문을 닫았다. 폐원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년 7.3%였던 폐원율이 2023년 8%로 증가하더니 지난해에는 8.9%까지 치솟았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저출생시대육아인프라추이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에 사는 0~6세 영유아는 2022년 12만7571명에서 2028년 7만7293명으로 39.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 여파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2022년 1941개에서 2028년 1185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폐원율이 38.9%로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공실로 방치되던 어린이집 청년창업·노인복지 시설로 재탄생
그동안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공실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민간 어린이집 운영자는 재투자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아파트 내 국공립 어린이집은 용도 변경이 쉽지 않아서다. 그러다 지난해 4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아파트 내 어린이집 용도 변경이 가능해지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월 26일 해운대구 반송2동에 문을 연 ‘부산창업가꿈 해운대청년’ 센터다. 원래 이곳은 세나 어린이집이었는데 1996년 개원 당시 129명이던 원아가 지난해 2월 40명으로 줄자 문을 닫았다. 어린이집 소유주인 해운대구는 활용 방안을 고심하다 ‘도심형 청년 창업 주거 복합공간 지원사업’에 공모해 선정됐다. 부산시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1층은 카페, 2·3층은 공유 사무실과 주거 공간으로 재단장했다. 현재 7명의 청년이 입주해 AI 관련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 중이다.

박영희 해운대구 청년정책팀장은 “센터 1층 카페에서 분기별로 청년과 지역 어르신이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동네에 활기가 돌고, 청년을 해운대구로 유입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폐원한 세나어린이집이 지난 2월 '부산청년가꿈 해운대청년' 센터로 재탄생했다. 사진 해운대구

영구임대아파트 내 폐원 어린이집을 활용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영구임대아파트는 부산도시공사나 LH 소유인 데다 어린이집에 대한 운영·관리 권한을 구청이 갖고 있어 용도 변경을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게 수월하다.

북구 금곡동 LH 영구 임대 아파트에 있는 폐원 어린이집은 지난 20일 사용변경 승인 절차를 마쳤다. 1단지에 있는 어린이집은 중년에게 취업을 연계해주고, 노후 상담과 교육하는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2단지 내 어린이집은 입주자 대표 회의실과 복지 커뮤니티 센터로 꾸밀 계획이다. 4단지 어린이집은 다문화가족을 위한 상담과 언어발달 교실로 활용한다.

또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다대4지구 영구임대아파트 내 어린이집은 지역 주민을 위한 사회복지시설로 변신했다. 부산시 출산보육과 관계자는 “기존 어린이집 4곳을 노인 일자리 공간인 ‘우리동네ESG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이라고 말했다.



국공립 어린이집만 재활용…“민간 어린이집 우선 활용해야”
문제는 이렇게 재활용되는 어린이집이 국공립에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성창용 부산시의원(국민의힘, 사하구3)은 “폐원하는 어린이집의 90%가 민간 또는 가정어린이집인데 부산시의 대응은 국공립 및 공동주택 어린이집에 한정돼 있다”며 “노인복지시설이나 청년 주택을 새로 짓기보다 기존 민간어린이집을 먼저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한정된 예산과 법적 근거 미비로 시비로 민간 어린이집을 매입해 활용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간 어린이집이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전환하면 운영비를 지원하거나, 폐원을 준비 중인 어린이집에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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