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기간 반환점 돌며 가족 총출동… ‘청렴·유능’ 이미지 부각
6·3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반환점을 찍은 22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치 고향’인 경기도 부천을 찾아 ‘역전승’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아내와 딸 내외 등 가족이 총출동했다.
정치 선배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국회의원 시절 인연을 맺었던 시장 할머니까지 연단에 오르면서 어느 때보다 유세 현장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3등에서 1등으로”… 붉은색 운동화 선물 받아
이날 오후 6시 10분쯤, 부천역 앞 광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와 함께 연단에 올랐다. 과일가게를 운영한다는 전남희(90세) 할머니는 김문수 대통령 후보에게 “열심히 뛰라”며 붉은색 운동화를 선물했다. 운동화를 신은 김 후보는 깊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전 할머니는 “장사가 문제나. 대통령이 문제지”하며 응원했고, 김 후보는 벅찬 듯한 목소리로 “여러분, 저는 대통령이 문제가 아니고 여러분들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제 문제입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후보에게 부천은 남다른 도시다. 박정희 정권 시절 학생운동에 참여해 1971년 대학생 시위와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두 차례 제적됐고, 구로공단의 드레스 미싱 공장에 위장 취업해 노동 현장에 투신했다. 이후 노동투쟁을 하다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민주자유당에 입당했고,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자신을 키워준 ‘정치 고향’ 부천 시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1994년 3월 8일, 김영삼 대통령이 ‘정치 한 번 해보라’ 해서 처음 내려왔습니다. 다들 저보고 ‘자네는 3등이야’ 라고 했죠. 그때 1등이 김대중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인기가 있던 박지원 의원이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2년 내내 뛰어다녔습니다. 물난리 난 반지하에 달려가 장롱 꺼내는 걸 도와드리고, 불이 나면 소방차를 따라다녔습니다. 계속 3등을 하다 투표하기 마지막 3일 전에 1등으로 올라섰고 1600표 정도로 이겼습니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또 “저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인데 여러분의 사랑 덕택에 오늘의 김문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도 빠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소사역 유치, 경인 복복선 등 교통 인프라 실적을 언급하며 “땀 흘리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시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게 저의 보람이고 행복이었다”며 “교통이 복지다. 교통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부천 거주 ‘사회복지사’ 딸 내외도 동반 유세
이날 유세에선 김 후보의 아내 설난영 여사와 부천에서 사회복지사를 한다는 딸 동주씨 내외까지 무대에 올라와 지원사격했다.
김 후보는 아내와 노동운동을 하다 만났다고 소개하며 “저는 삼청교육대 대상이었다. 공장에서 잘리고 노조에서 해고당하고 피할 데가 없어서 (아내에게) 다락방에 숨겨 달라고 했는데 숨겨줬다. 계엄이 끝나고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드레스도 없고, 반지도 없고, 청첩장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결혼했는데 그래도 애 낳고 잘 살고 있다. 저는 너무 행복하다”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김 후보가 설씨를 옆에 두고 “저는 결혼하고 난 다음에 밖에서 총각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아내가 무서워서라도 정직하게 살아왔습니다”라고 하자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선 큰 웃음이 나왔다.
김 후보는 앞서 경기 광명시에 있는 어린이집 간담회도 설씨와 함께했다.
김 후보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아내를 돕기 위해 어린이집의 시초인 ‘탁아소 사업’을 함께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애들을 다 키워주고 공교육을 늘봄학교처럼 봐줘서 엄마가 걱정 덜 하고 아기를 낳고 기르게 하는 게 목표”라며 어린이집 교수 처우 개선 문제, 육아 휴직 수당 확대 등을 약속했다.
‘가족’의 가치를 내세워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완화하고, 배우자 논란이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 중도층 표심에 호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손학규 “노동운동했지만 경제 건설 앞장서” 지지 호소… 표심은 엇갈려
김 후보의 연설이 끝나고 또 한 명의 인물이 마이크를 넘겨 받았다. 유세 열기를 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오늘 아침에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기 와보니 굳이 지지 선언을 안 해도 됐을 것 같아요. 어제까지만 해도 상대방 후보한테 10% 진다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까 대통령이 다 돼 있네요”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 사람(김문수)이 젊어서는 노동운동을 했다”며 “하지만 우리 사회가 불법 파업만으로는, (특히) 경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으니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보수화로 바뀌면서 경제 건설에 앞장섰다. 김 후보가 경지도지사할 때 판교 테크노밸리,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GTX 계획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부천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대한민국의 기적을 다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날 김 후보에게 운동화를 선물했던 전씨는 20여년 전 ‘초선 국회의원 김문수’를 부지런했던 인물로 회상했다.
전 할머니는 “국회의원할 때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나 매번 돌아다녔어. 다른 국회의원들은 설, 추석 명절 때만 오고 잘 안 와요. 그런데 여기(김 후보는) 자주 왔어”라고 했다. 그는 김 후보의 대선 출마 소식에 서울 캠프 사무실도 홀로 찾아가 응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움과 냉랭함이 공존했다.
유세장 앞쪽엔 붉은 색 막대풍선 등을 들고 “김문수! 대통령!”을 외치는 60·70대 지지자들이 다수였다.
윤모씨(74세·남)는 “우선 깔끔하잖아요. 부정부패가 없고. 경력도 경기도지사를 두 번이나 했고 국회의원도 3차례 했으니 나무랄 데 없지 않나. 부인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지금까지 살아서 본 정치인 중에 제일 깨끗한 사람”이라며 “국회의원할 때도 일을 많이 했다. 여기 도시 개발 기반을 잡은 사람이 김문수”라고 했다.
지지하러 온 2030 유권자들도 더러 보였다. 박모씨(23세·여)는 “국민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 같아서 올해 초부터 지지하게 됐다. 말에 진정성이 있는 것 같다. 원래 친구들하고 놀려고 했는데 여기 유세장에 나왔다”고 했다.
반면 유세장 인근에서 ‘6·3 투표 내란세력청산 투표로 심판!’ 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부천시민연합에서 나왔다는 한 유권자는 “내란 세력들이 나와서 대통령 하겠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에요. 더구나 김문수는 계엄에 대해서 말 한마디 안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6·3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반환점을 찍은 22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치 고향’인 경기도 부천을 찾아 ‘역전승’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아내와 딸 내외 등 가족이 총출동했다.
정치 선배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국회의원 시절 인연을 맺었던 시장 할머니까지 연단에 오르면서 어느 때보다 유세 현장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로데오거리에서 가진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3등에서 1등으로”… 붉은색 운동화 선물 받아
이날 오후 6시 10분쯤, 부천역 앞 광장.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와 함께 연단에 올랐다. 과일가게를 운영한다는 전남희(90세) 할머니는 김문수 대통령 후보에게 “열심히 뛰라”며 붉은색 운동화를 선물했다. 운동화를 신은 김 후보는 깊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전 할머니는 “장사가 문제나. 대통령이 문제지”하며 응원했고, 김 후보는 벅찬 듯한 목소리로 “여러분, 저는 대통령이 문제가 아니고 여러분들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제 문제입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후보에게 부천은 남다른 도시다. 박정희 정권 시절 학생운동에 참여해 1971년 대학생 시위와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두 차례 제적됐고, 구로공단의 드레스 미싱 공장에 위장 취업해 노동 현장에 투신했다. 이후 노동투쟁을 하다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민주자유당에 입당했고,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공천을 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 내내 자신을 키워준 ‘정치 고향’ 부천 시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1994년 3월 8일, 김영삼 대통령이 ‘정치 한 번 해보라’ 해서 처음 내려왔습니다. 다들 저보고 ‘자네는 3등이야’ 라고 했죠. 그때 1등이 김대중 대통령의 대변인으로 인기가 있던 박지원 의원이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2년 내내 뛰어다녔습니다. 물난리 난 반지하에 달려가 장롱 꺼내는 걸 도와드리고, 불이 나면 소방차를 따라다녔습니다. 계속 3등을 하다 투표하기 마지막 3일 전에 1등으로 올라섰고 1600표 정도로 이겼습니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또 “저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인데 여러분의 사랑 덕택에 오늘의 김문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도 빠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소사역 유치, 경인 복복선 등 교통 인프라 실적을 언급하며 “땀 흘리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시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게 저의 보람이고 행복이었다”며 “교통이 복지다. 교통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설난영 여사, 딸 김동주 씨, 사위가 22일 경기 광명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뉴스1
부천 거주 ‘사회복지사’ 딸 내외도 동반 유세
이날 유세에선 김 후보의 아내 설난영 여사와 부천에서 사회복지사를 한다는 딸 동주씨 내외까지 무대에 올라와 지원사격했다.
김 후보는 아내와 노동운동을 하다 만났다고 소개하며 “저는 삼청교육대 대상이었다. 공장에서 잘리고 노조에서 해고당하고 피할 데가 없어서 (아내에게) 다락방에 숨겨 달라고 했는데 숨겨줬다. 계엄이 끝나고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드레스도 없고, 반지도 없고, 청첩장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결혼했는데 그래도 애 낳고 잘 살고 있다. 저는 너무 행복하다”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김 후보가 설씨를 옆에 두고 “저는 결혼하고 난 다음에 밖에서 총각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아내가 무서워서라도 정직하게 살아왔습니다”라고 하자 지켜본 시민들 사이에선 큰 웃음이 나왔다.
김 후보는 앞서 경기 광명시에 있는 어린이집 간담회도 설씨와 함께했다.
김 후보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아내를 돕기 위해 어린이집의 시초인 ‘탁아소 사업’을 함께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책임지고 애들을 다 키워주고 공교육을 늘봄학교처럼 봐줘서 엄마가 걱정 덜 하고 아기를 낳고 기르게 하는 게 목표”라며 어린이집 교수 처우 개선 문제, 육아 휴직 수당 확대 등을 약속했다.
‘가족’의 가치를 내세워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완화하고, 배우자 논란이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 중도층 표심에 호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로데오거리에서 가진 유세에서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함께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 “노동운동했지만 경제 건설 앞장서” 지지 호소… 표심은 엇갈려
김 후보의 연설이 끝나고 또 한 명의 인물이 마이크를 넘겨 받았다. 유세 열기를 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오늘 아침에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기 와보니 굳이 지지 선언을 안 해도 됐을 것 같아요. 어제까지만 해도 상대방 후보한테 10% 진다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까 대통령이 다 돼 있네요”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 사람(김문수)이 젊어서는 노동운동을 했다”며 “하지만 우리 사회가 불법 파업만으로는, (특히) 경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으니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보수화로 바뀌면서 경제 건설에 앞장섰다. 김 후보가 경지도지사할 때 판교 테크노밸리,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GTX 계획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부천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대한민국의 기적을 다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날 김 후보에게 운동화를 선물했던 전씨는 20여년 전 ‘초선 국회의원 김문수’를 부지런했던 인물로 회상했다.
전 할머니는 “국회의원할 때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나 매번 돌아다녔어. 다른 국회의원들은 설, 추석 명절 때만 오고 잘 안 와요. 그런데 여기(김 후보는) 자주 왔어”라고 했다. 그는 김 후보의 대선 출마 소식에 서울 캠프 사무실도 홀로 찾아가 응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움과 냉랭함이 공존했다.
유세장 앞쪽엔 붉은 색 막대풍선 등을 들고 “김문수! 대통령!”을 외치는 60·70대 지지자들이 다수였다.
윤모씨(74세·남)는 “우선 깔끔하잖아요. 부정부패가 없고. 경력도 경기도지사를 두 번이나 했고 국회의원도 3차례 했으니 나무랄 데 없지 않나. 부인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지금까지 살아서 본 정치인 중에 제일 깨끗한 사람”이라며 “국회의원할 때도 일을 많이 했다. 여기 도시 개발 기반을 잡은 사람이 김문수”라고 했다.
지지하러 온 2030 유권자들도 더러 보였다. 박모씨(23세·여)는 “국민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 같아서 올해 초부터 지지하게 됐다. 말에 진정성이 있는 것 같다. 원래 친구들하고 놀려고 했는데 여기 유세장에 나왔다”고 했다.
반면 유세장 인근에서 ‘6·3 투표 내란세력청산 투표로 심판!’ 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부천시민연합에서 나왔다는 한 유권자는 “내란 세력들이 나와서 대통령 하겠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에요. 더구나 김문수는 계엄에 대해서 말 한마디 안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