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친하게 지내던 A씨 형제 둔기로 살해
이틀 뒤 편의점주·집 건물주 흉기로
찌른 것에는 “우발적” 주장

시흥 흉기사건의 용의자인 차철남이 19일 경찰에 긴급체포돼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흥시에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뒤 도주했다가 체포된 중국 국적의 차철남(56)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피해자들이 빚 3000만원을 갚지 않아서’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전날 오후 7시 24분쯤 체포된 뒤 경기 시흥경찰서로 압송돼 이날 오전 5시쯤까지 조사를 받았다.

차철남은 친한 사이였던 같은 중국 동포 50대 A씨 형제에게 2013년도부터 수차례에 걸쳐 3000만원쯤을 빌려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런데 A씨 형제는 이 돈을 갚지 않자 범행을 계획했다는 게 차철남의 설명이다.

차철남은 지난 17일 오후 4시쯤 A씨에게 “술 한잔하자”고 말하고 자신의 시흥시 정왕동 거주지로 불러 미리 준비해 둔 둔기로 살해했다. 이어 오후 5시쯤 A씨 형제의 거주지로 찾아갔고, 동생 B씨도 둔기로 살해했다.

차철남 거주지와 A씨 형제의 거주지는 직선거리로 200m쯤 떨어져 있다. 차철남은 A씨와 B씨 시신을 범행 장소에 방치해뒀다.

이어 이틀 뒤인 지난 19일 오전 9시 34분쯤 거주지 인근에 있는 평소 다니던 편의점의 점주 60대 여성 C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21분쯤에는 범행이 발생한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한 체육공원에서 자기 집 건물주인 70대 남성 D씨를 흉기로 찔렀다.

차철남은 이들에 대한 범행은 계획이 아닌 우발적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는 C씨의 경우는 “나에 대해 험담해서”, D씨는 “나를 무시해서”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와 D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차철남은 2012년 한국에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한 뒤 시흥시 정왕동에서 살았다. A씨 형제와는 의형제처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차철남은 특별한 직업은 가지지 않고 일용직으로 돈을 벌었다. 과거 외국에서 벌어 갖고 있던 돈으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중 차철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선비즈

손덕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