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 쪽 대리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으며, 누군가와의 통화에서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겠다”고 복창하는 것을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19일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네번째 공판에서는 지난 재판에 이어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준장)의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12·3 비상계엄 당시 곽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이를 전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박 참모장은 곽 전 사령관의 당시 통화 모습을 증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정오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4차 공판의 오전 재판 종료 후 점심 식사를 위해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 참모장은 “(통화 상대가 지시를 이행하기까지) ‘몇 분 걸리냐’고 물으면 (곽 전 사령관이) 15분을 5분으로 줄여 말할 정도로 조급해했다”고 증언했고 이후 곽 전 사령관이 부하들에게 유리창을 깨고 표결을 못 하게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다며 “매우 충격적인 지시라 (함께 들은 처장들과) 눈을 마주쳤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와 윤 전 대통령 탄핵 재판에서 이런 지시를 한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이라고 밝혔지만, 박 전 처장은 당시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통화 상대일 것으로 추정했다고 증언했다. 박 참모장은 또 곽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해제가 의결된 뒤에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책상에 웅크렸다”, “좌절하는 모습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박 참모장의 증인신문에 이어 내란 혐의에 병합된 직권남용 혐의 심리도 시작했다. 이날 오후 속개된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눈을 감고 있자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는 “피고인, 혹시 주무시는 건 아니죠”라고 질문했고, 윤 전 대통령은 답변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