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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힙해졌다. ‘텍스트는 힙하다’는 ‘텍스트힙’의 시대를 지나 이제 클래식이 새로운 취향의 중심에 섰다. 영화관과 야구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Z세대의 주말 동선은 미술관과 오페라하우스로 확장되고 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를 찾는 트렌드가 고전과 결합하며 클래식은 다시 한번 ‘시대의 감각’으로 소환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데이터로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3월 20대가 많이 찾은 ‘세대별 핫플레이스’ 상위 10곳 중 4곳이 미술관과 공연장이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는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1.8% 증가했고 국립중앙박물관(103.7%)과 국립국악원(86.4%)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가람미술관은 무려 354.9% 늘어나며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4월에는 반 고흐전이 열리고 있는 대전시립미술관이 20대 핫플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KBS 교향악단 강호동·김종민 협주곡. /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에서도 확인된다. 클래식 음악 유튜브 채널 ‘클래식 좀 들어라’는 구독자 11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베토벤 교향곡 7번,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실은 영상 ‘걍 살면 되지 않을까’는 조회수 77만 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콘텐츠는 클래식의 진입 장벽도 낮추고 있다. KBS교향악단이 공개한 ‘강호동 협주곡’은 237만 회, ‘김종민 협주곡’은 86만 회 이상 재생되며 화제를 모았다. KBS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의 장면에 오케스트라 음악을 덧입힌 이 영상은 ‘분노에 가득 찬 강호동의 발성과 이를 받쳐주는 현란한 오케스트라’라는 설명으로 화제를 모았다.

바이올리니스트 에스테르 이브라미 / 사진=애플뮤직

해외에서도 ‘클래식힙’ 현상은 관찰된다. 틱톡 해시태그 ‘#클래식톡(#classictok)’은 조회 수 8000만 회를 넘어섰다.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에스테르 아브라미는 틱톡 팔로워 38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25만 명을 보유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클래식 무대는 너무 제한적이었다. SNS는 클래식을 더 넓은 세계와 나누는 창구가 됐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의 감성과 SNS 소비 방식이 결합하면서 클래식은 ‘나만의 취향’이자 ‘개성의 언어’로 변모하고 있다. 대학원생 배가영(24) 씨는 “기분이 우울할 때 라흐마니노프를 듣는다. 음울하면서도 웅장한 음악이 매력적이다”며 “남들과 다른 음악을 듣는다는 마이너함도 클래식의 매력 요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의 관심은 공연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4년 공연시장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클래식 공연 티켓 판매액은 1009억9613만원으로 전년(648억 2808만원) 대비 55.8% 증가했다. 예매 건수도 35.1% 늘었으며 공연 회차, 예매 수 모두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클래식은 대중음악과 뮤지컬에 이어 장르별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다.

빠르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대, 클래식은 느림과 집중을 통해 감성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Z세대에게 인스타그램은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며 “클래식은 고상한 취향을 보여주는 데 적합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족스러운 클래식 소비 경험이 타인과 공유하려는 욕구도 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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