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채상병 사건 관련 2심 준비공판에 출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사건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박 대령 항명 사건 항소심은 오는 7월25일 끝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4-1부(재판장 지영난)는 16일 오전 10시 박 대령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박 대령은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이날도 군복을 입고 직접 법정에 나왔다.
박 대령 쪽은 지난 준비기일에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날 재판부는 채택을 보류했다. 재판부는 “이종섭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피고인에 대한 사건이첩 보류 명령이 있었는지, 김 전 사령관의 사건 이첩 중단 명령이 있었는지를 먼저 가리고, 명령이 있었다면 내용 자체로 적법한가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선행된다”고 증인채택 보류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종섭 전 장관과 김계환 전 사령관, 이호종 해병대 참모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군 검찰은 박 대령이 김 전 사령관의 사건 이첩 보류·중단 명령을 어겼다며 박 대령에게 항명 혐의를 적용했다. 이 참모장은 채 상병 사건 이첩과 관련된 각종 주요 회의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재판부는 오는 6월27일 오후 2시에 김 전 사령관을, 7월11일 이 참모장과 이 전 장관을 신문한 뒤 오는 7월25일 재판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 대령이 김 전 사령관뿐만 아니라 이 전 장관의 사건 이첩 보류 명령도 따르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군 검찰이 낸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박 대령에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명령했는지가 특정이 돼야 하는데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에서는 전혀 특정이 안 된다”며 “지금 공소장 변경 신청서는 오늘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로 재판 준비 절차를 끝내고 첫 공판을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