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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해수부·HMM 부산 이전... 북극항로 거점으로“
과학대통령 자처한 金, 박정희 언급하며 ‘보수 공략’
이준석 “HMM 공약은 뻥... 단일화는 찍어 누르기”

‘3자 대결’을 펼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일제히 부산·경남(PK)을 찾았다. 세 후보는 공교롭게도 전날 대구·경북(TK)에 이어 이틀째 같은 지역에서 유세를 벌였다. 이에 각 후보들은 저마다 지역 공약을 내세우며 ‘차별화’에 열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4일 오후 경남 통영시 강구안 문화마당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뉴스1

李, ‘산은 이전’ 尹 저격... “해양수산부·HMM 옮길 것”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해양수산부와 해운회사 HMM(옛 현대상선)의 부산 이전을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였던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후보는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좋죠”라면서도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면 윤 전 대통령이 3년간 말만 해놓고 뭐 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안을 하나 만들어왔다”며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회사 HMM을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HMM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다. 한국산업은행이 최대 주주지만 엄연한 민간회사다. 산은이 HMM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후보의 부산 이전 공약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HMM은) 민간회사이지만 정부가 출자해 마음먹으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들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내 HMM 노조위원장을 무대로 불러 ‘정책 약속’을 했다.

PK지역은 TK와 마찬가지로 보수 지지세가 강하다는 점에서 이 후보에겐 험지로 통한다. 따라서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서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들춰내면서 내란 심판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지역 발전을 위한 공약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후 경남으로 이동하면서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와 ‘북극항로 거점’으로서의 부산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미리 준비하고 투자·지원하고 인재양성을 해야 한다”며 “인프라 양성을 해야 비로소 5년, 10년 후 이용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낙관론’을 경계하며 절박함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무슨 (민주당이) 많이 이길거라니, 그런 소리 절대 말라“며 ”반드시 이겨야 하고, 절대로 내란 세력의 내란 후보에게 져서는 안 된다”고 외쳤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4일 경남 밀양시 밀양관아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정용우, 손정혜 씨의 육남매 자녀들에게 꽃을 전달 받고 있다. /뉴스1

‘시장 대통령’ 앞세운 金, 경제 살리기로 ‘표밭 다지기’
김 후보는 전날 부산 자갈치시장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경남 진주 중앙시장에서 시장 상인들을 만났다. 민생과 일자리 등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찍고 표심을 집중 공략한 것이다.

그는 광미사거리에서 유세를 하며 “시장을 살리고, 장사도 잘 되고, 시민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과학 대통령’도 자처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며 “(박 전 대통령은) 미국에 있든 어디에 있든 세계에서 원자력을 제일 잘 하는 사람을 찾아 확실히 밀어서 오늘날 포스코 제철부터 자동차, 조선, K-방산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그는 “과학기술의 소중함을 알고 세계 최고 전문가를 길러내 과학기술 하기도 좋고 자녀 교육에도 좋은 대한민국, 진주 사천 경남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호소했다.

PK는 선거 때마다 양당의 접전이 벌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TK와는 결이 다르다. 김 후보는 이날 PK 지역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적극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김 후보는 쉬지 않고 사천의 우주항공청으로 발길을 옮겨, 과학기술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동시에 항공우주산업 관련 ‘세계 5대 과학기술 강국 도약’ 공약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세 차례 우주발사체 추가 발사 및 발사체 엔진 개발에 나서고, 2032년 달 탐사, 2045년 화성 탐사로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경남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우수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위성 제조·개발 인프라 집적할 수 있는 위성 특화 지구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사천은 우주항공복합도시로 건설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후보는 창원으로 이동해 산업단지를 찾았다. 그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 중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산업의 현황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14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뉴스1

이준석, 종교계·상인들과 소통... 국민의힘·민주, 쌍끌이 비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날 부산 유림회관과 범어사를 방문하면서 종교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또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동시에 저격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동래구 부산시유림회관을 방문한 뒤 부산대 학내 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사했다. 이후 범어사를 찾아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고 자갈치시장, 서면 거리 유세로 시민들과 소통에 나섰다.

특히 이 후보는 자갈치시장 상인들에게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연신 90도 인사를 했다. 이에 한 상인은 “손님들이 없다. 이 보이소(이것 보세요)”라며 경제 살리기를 호소했고, 또 다른 상인은 “TV보다 잘 생겼네”라고 덕담했다.

국민의힘을 대체할 새로운 보수 대안으로 자리잡고자 하는 개혁신당 입장에선 TK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도층이 많은 PK의 지지가 절실하다.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 여부에 따라 이 후보가 두자릿수 득표율을 얻을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번 대선에서 TK 및 PK를 중심으로 셈법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

특히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동시에 겨냥한 ‘쌍끌이 비판’ 전략을 구사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HMM 본사의 부산 이전 공약을 언급하면서 “부산 표심만 날름 먹고 도망가려고 장난친다”며 “이 후보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팔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답해 보라. HMM 이전이 뻥인가, 상법 개정안이 뻥인가”라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의 골자가 ‘상장 회사에 대해 대주주나 경영진이 일반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규제하는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HMM 이전이 실현되면 일반 주주의 이익이 늘어나나 아니면 침해되느냐“라고 물었다.

이어 ”현재 공적 지분이 많아 사실상 국가소유 상태라 해도 그 회사가 최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 개별기업 운명에 대해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신과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이슈를 띄우고 있는 국민의힘도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이 후보는 “큰 것(국민의힘)이 작은 것(이준석)에 대해 강압적으로 가는 움직임은 젊은 세대가 ‘극혐’하는 찍어 누르기’라며 “실제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추진됐던 내홍은 억압적인 분위기를 드러냈기 때문에 국민에게 지탄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성 상납 의혹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선 이겨주고 지선 이겨줘도 성 상납 공작해 사람 죽이려고 하지 않았느냐”며 징계 끝에 자신이 쫓겨나듯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박으로 승부 볼 거면 좀 더 강한 협박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해보라”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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