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주] [앵커]
유명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대리 도박판을 벌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게임 방송을 빙자해 시청자들에게 판돈을 받아 이른바 '대리 베팅'하면서, 수수료 등으로 챙긴 이익만 30억 원에 달합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인터넷 개인방송입니다.
화면 속에서 슬롯머신이 돌아가는 동안, 진행자가 게임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합니다.
[인터넷 방송 진행자/음성변조 : "그렇지. 어 그래, 좋았어. 야, 그래. 본전이라도 뭐라도 주라고."]
판돈을 건 이들은 방송 시청자들.
시청자를 게임 방송으로 끌어들이고, 방송 진행자가 대신 베팅해 주는 '대리 도박' 모습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시청자가 도박 자금을 보내오면, 이를 게임머니로 환전해 온라인 슬롯머신 게임을 대신 해줬습니다.
수익이 나면 이를 다시 현금으로 환전해, 시청자에게 되돌려주는 식이었습니다.
피의자인 40대 남성은 서울에 개인 사무실을 차리고 방송 진행자, 일명 BJ를 고용해 게임 방송을 빙자한 불법 대리 도박장을 운영했습니다.
2023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도박 게임 사이트에서 거래된 게임머니는 무려 125억 원 상당.
이를 시청자에게 불법으로 환전해 주며 수수료 명목 등으로 얻은 수익금이 확인된 것만 30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대리 도박 참여자 수는 20여 명.
이 가운데는 1억 원이 넘는 큰돈을 건 사람도 있었습니다.
[오상율/제주서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소액으로 시작했지만, 수익이 발생하면서 점점 고액의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도박죄로 단속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찰은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40대 남성을 구속하고, 대리 도박 게임 방송 진행자들과 고액의 판돈을 건 참여자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그래픽:박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