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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尹 탈당 하라 마라 못해… 당도 책임"
김용태 “상식에 맞는 판단할 수 있게 할 것”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중도 외연 확장이 절실한 만큼 분명한 선 긋기가 필요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콘크리트 우파’를 아예 외면할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탄핵 사태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해 전통 보수 지지층을 다독이면서도, 개혁 보수 성향의 김용태 선대위원장을 통해 중도 표심까지 잡아보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김 후보는 13일 오전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 출당 조치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이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는 본인의 뜻”이라며 “당도 책임이 있다.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그렇게 하는 건 도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이후부터 내놓았던 기존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다만 계엄 사태에 대해선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는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비상계엄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기류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의 태생적 한계를 이유로 꼽는다. 김 후보는 탄핵 국면에서 대표적인 ‘반탄(탄핵반대)파’로 보수진영의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고 대선 경선에서도 기조를 유지하며 당의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본인 스스로도 최근 유세에서 “국회의원들이 ‘당신들 내란 아니냐’라고 했는데 죽어도 거짓말은 못 한다고 했더니 국민이 저를 이렇게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냈다”고 말할 정도다. 입장을 급선회할 경우 대선 출마의 명분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른바 ‘콘크리트 우파’로 불리는 강경 보수 세력과 연대해 ‘후보 교체 사태’로 드러난 취약한 당내 기반을 보완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지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나라가 위험할 땐 의병이 (나라를) 일으키듯이 광장에서 나라를 구한다는 분하고 소통하고 손잡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외연 확장을 위해 쇄신·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 “저는 끝까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며 김 후보를 지지하는 취지의 글을 올리면서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선에 함께 올랐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김 후보를 향해 ▲ 계엄과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 및 출당 조치 등을 제시하며 김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가 ’90년생' 김용태 선대위원장 카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 후보는 전날도 탄핵 반대 사과 요구에 대해 “어느 정도, 어떤 형식으로 사과할지 김 위원장과 논의 해봐야 한다”고 했다. 12·3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참여했던 김 위원장을 내정한 것 자체가 당내 변화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에 발맞춰 김 위원장은 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원장에 공식 임명되면 탄핵 사태와 윤 전 대통령 관계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후보와 선대위원장들과 조율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당내 컨센서스를 도출해서 국민 상식에 맞는 판단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탈당을 권유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영 평론가는 “김 후보는 탄핵과 윤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김 위원장이 계속 사과하고 반성하는 메시지를 내는 투트랙 전략”이라며 “이 경우 중도 확장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막판에 결정적인 시점이 오면 입장 변화를 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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