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건으로 열려… "법관 출석 곤란"
관례 따라 대법원장·대법관 출석 않기로
관례 따라 대법원장·대법관 출석 않기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 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과 관련해 열리는 청문회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구체적 사건과 관련한 국회 청문회에 현직 법관이 출석하면 '재판 독립' 원칙 등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대법원은 1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점이 (청문회 출석 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국회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1일 이 후보의 선거법 사건을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대법원의 정치 개입'이라고 주장하며 대법원장 등의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대선 이후에 재판을 하겠다고 밝혔는데도,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4일 청문회 실시 계획을 밀어붙였다.
조 대법원장, 전원합의체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 대법원 수석·선임 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대법원 소속 법관 16명이 국회 출석 요구를 받았다. 이들은 이날 모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국회에 전달했다.
조 대법원장 등이 불출석하기로 한 것은 구체적 판결과 관련해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청문회에 나가서 국회의원 등의 질문에 답하는 것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헌법에 규정된 '재판 독립' 원칙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후보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이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인 만큼, 대법관들의 국회 청문회 발언이 파기환송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런 이유 때문에 국회 국정감사나 현안질의 등에도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과 행정처 간부들만 출석하는 게 관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