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미국 하와이로 출국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근황을 공개했습니다.
홍 전 시장은 SNS를 통해 "베란다에서 본 빅아일랜드 태평양"이라며 "꽉 막혔던 마음이 활짝 열렸다, 어젯밤 푹 잤다"는 근황을 남겼습니다.
그는 경선 탈락 직후 정계은퇴와 탈당을 선언한 뒤 미국행 의사를 밝혔고, 김문수 후보 측의 선대위원장 제안도 고사했습니다.
다만 출국 직전 국민의힘 지도부가 무리한 후보 교체 시도에 나서자 "정당 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인간 말종들"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눈길을 끈 건 그의 출국 현장에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배웅을 나왔다는 것.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고,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이 후보가 인천공항까지 온 겁니다.
[이준석/개혁신당 대선 후보(10일)]
"진짜 요 며칠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니까 정말 대표님 빈자리가 너무 커 보입니다."
[홍준표/전 대구시장(10일)]
"나는 그만뒀으니까 이제 이번 대선판은 양자 구도로 가겠다. 이재명 대 이준석. 두 사람이 잘 한번 해보세요."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에 대한 지지세를 흡수하려 한 것으로 보이고, 홍 전 시장도 덕담을 건네며 사실상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힌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대선 후보(출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홍준표 시장님 같은 분들 우대해야 될 거 아닙니까? 경선 과정에서 상당한 지지가 있었던 걸 확인했고 지난 당대표를 두 번이나 지내고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인데 이분이 당장 탈당해서 미국으로 가겠다고 하시는 판에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해서 말리는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내홍 끝에 가까스로 전열을 정비한 국민의힘으로선 당초 표방하던 '반명 빅텐트'는커녕 내부 결속도 제대로 다지지 못한 모습입니다.
미국으로 떠난 홍 전 시장은 물론 한동훈 전 대표도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았고, 심지어 단일화 대상이었던 한덕수 전 총리마저 선대위 참여를 보류했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완주도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역시 대선에서 누구도 돕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