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위원회 2차 사후 조정회의에 박점곤(오른쪽)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과 사측인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노사 대표로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극적 합의로 역대 최장 기간 이어진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합의로 서울시와 사측의 부담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쟁점인 통상임금 반영 문제는 아예 손대지 못한 채 사측이 노조 요구를 사실상 대부분 수용하면서 준공영제 운영 주체인 서울시 재정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버스노동조합(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날 오후 11시55분쯤 기본급 2.9% 인상, 단계적 정년 연장 등이 포함된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
합의 내용을 보면 노조 요구안이 사실상 전부 관철됐다. 임금 인상률은 당초 1차 조정안이었던 0.5%에서 2.9%로 대폭 상향됐다. 노조가 요구해온 기본급 3.0% 인상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정년 역시 현행 63세에서 올해 7월부터 64세로, 2027년 7월부터는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63세에서 65세로 연장해 달라는 노조 요구안이 단계적으로 반영됐다.
노사 갈등 최대 뇌관인 통상임금 반영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은 이번 합의에서 완전히 빠졌다. 사측은 협상 막판까지 “통상임금 문제를 외면한 채 임금만 올릴 수는 없다”며 기존 ‘통상임금 반영 총임금 10.3%’ 인상안을 ‘10.3%+a’로 수정 제시했지만, 노조는 “통상임금은 이번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는 통상임금에 따른 잠재 비용 부담을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3%에 가까운 임금 인상이 확정됐다는 점이다.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통상임금 소송 결과가 확정될 경우, 최소 7~8%에서 많게는 16% 안팎의 추가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협상 결과까지 더하면 전체 인상률이 최대 20%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시내버스 구조상 인건비 상승분 상당 부분은 결국 서울시 재정 부담으로 전가된다. 서울시는 이번 임금 인상으로 인한 연간 비용 증가분을 약 36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상임금과 관련해서는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연간 1000억~1800억원가량이 더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재정 부담 가중은 결국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곧 시민 부담과 직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요금 인상은 당장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투입 예산이 늘어나는 만큼 요금 인상 요인이 생기는 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