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확장에 역행하는 행위" 거센 비판
한동훈과 대립했던 권영세 "제명은 과하다"
가처분 신청 가능성, 법적 분쟁 번지나
당내 "장동혁 통 큰 결단 내려야" 목소리
한동훈과 대립했던 권영세 "제명은 과하다"
가처분 신청 가능성, 법적 분쟁 번지나
당내 "장동혁 통 큰 결단 내려야" 목소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중앙윤리위원회의 자신에 대한 제명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를 전격 제명하면서 6·3 지방선거를 다섯 달 앞두고 당이 격랑 속으로 빠지고 있다.
친한(한동훈)계와 소장파, 중립성향 의원, 상임고문들이 일제히 한 전 대표 제명은 반헌법적 조치라고 질타한다. 외연확장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한탄한다.
당명 개정 등 장동혁 대표가 준비한 쇄신책도 국민 관심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의혹 등을 기세 좋게 몰아쳤던 대여공세에도 찬물
을 끼얹었다. 한 전 대표 측도 법적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어 보수 제1당이 헤어나오지 못할 내분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김태흠 충남지사와 대전충남 행정통합 관련 정책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제명은 반헌법적·반민주적"…권영세 등 계파 떠나 반대
14일 국민의힘 취재를 종합하면 전직 당대표이자 대선 후보급 정치인을 심야에 기습 제명한 데 대해
당내부에선 계파를 초월해 격정
이 쏟아졌다.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 대처 방식은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제명은 반민주적 행위란 비판이 주를 이룬다. 당장 원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한 전 대표 제명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당의 통합에 역행하는 반헌법적, 반민주적이고 국민 상식에 반하는 행위"라며 "장 대표는 제명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그간 침묵했던 중립지대 의원들도 한목소리로 우려를 드러냈다. 지도부와 가까운 영남권 의원은
"댓글을 달았다고 제명하는 게 말이 되느냐. 그럼 장 대표를 비난하면 다 제명하느냐"며 "당이 사당화되고 있다. 왜 자꾸 뺄셈정치를 하느냐"
고 격정을 토했다. 또 다른 영남권 중진도 "선거를 앞두고 힘을 합쳐야 하는데 제명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그간 한 전 대표와 대립했던 권영세 의원조차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대표 행동도 잘한 것은 아니지만 제명 결정은 과하다"
고 했을 정도다. "사실 확인도 없이 징계를 내렸다"(여상원 전 윤리위원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제명할 사안이 아니다"(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일부 의원들은 장 대표에게 개별적으로 우려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이동하는 신동욱 최고위원을 향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가능성…법적 분쟁으로 비화
한 전 대표는 윤리위 제명 결정 반나절 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5일 최고위가 제명을 의결할 경우 곧바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태세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는 장 대표가 계엄을 막은 나를 찍어내기 위한 일을 하는 것"
이라며 "윤리위가 이미 답을 정해놓은 상태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친한계 의원은 "최고위가 징계 결정을 확정하면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거센 후폭풍에 장 대표가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온다. 지선을 5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당내 인사들 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이날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도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을 두고 연단에 오른 인사들 간에 거친 공방이 오가는 등 행사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의원회관을 잠시 방문한 뒤 차량에 탑승하며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 어게인' 회귀로 비쳐... 외연확장 물거품
한 전 대표가 중도·보수 진영에서 지지도가 있는 만큼 제명은 당이 또다시 '윤 어게인'으로 회귀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게 뼈아프다. "지선을 앞두고 준비한 외연확장 계획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최악의 상황을 면하려면 장 대표가 15일 오전 최고위에서 성급하게 제명 처분을 의결하기보다는 같은 날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통 큰 결단을 내림으로써 '장·한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고언이 나온다.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인 류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한 전 대표 제명이 당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라며 "장 대표가 결단을 내려 '원팀'으로 가야 한다"
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