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이란 여성들으 모습/ 엑스 게시물 갈무리
2022년 이란 히잡 시위 주역으로 꼽히는 젊은 여성들이 최근 반정부 시위에서도 적극적으로 저항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유로뉴스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에 확산한 가운데 각종 SNS에는 이란 여성들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에 불을 붙이고, 이를 이용해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영상 속 여성들은 이란 정권이 여성에게 착용하도록 강요하는 히잡도 쓰지 않았고, 불탄 하메네이 사진을 바닥에 떨어뜨린 뒤 손가락 욕을 하기도 했다.
이란에선 하메네이 사진을 훼손하거나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행동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유로뉴스는 “정치적·종교적 권위와 여성에게 가해지는 엄격한 사회 규범을 모두 거부하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러한 영상은 이란 정부가 시위 발생 후 통신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SNS를 통해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불 태우고 담뱃불로 쓰는 이란 여성들으 모습/ 엑스 게시물 갈무리
이란 여성들은 2022년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뒤 시작된 시위에서도 저항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이들은 당시 여권 신장 등을 외치며 정권에 맞섰으나 폭력적인 진압을 맞닥뜨렸다. 이란 여성들은 그러나 히잡 시위 이후에도 굴하지 않고 히잡을 쓰지 않고 공공장소에 나타나거나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식으로 저항 운동을 벌여왔다.
유로뉴스는 “히잡 시위에서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히잡을 태우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란 여성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며 “이란 정권의 폭력적인 대응은 이들의 결의를 약화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자유를 위한 이들의 투쟁을 더욱 급진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경제난에서 촉발한 반정부 시위는 2주 넘게 이어지며 최소 540여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날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최소 544명이 숨지고 1만681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이 현지 통신을 차단한 점을 고려하면 사망자가 수천 명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희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