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갈무리
[서울경제]
공항 면세점의 명품 매장에서 자녀가 진열된 소품을 만지다 파손했고 매장 측 요구로 고가의 제품을 그대로 구매해야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7일 전파를 탄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아홉 살 딸을 둔 40대 여성 A씨는 해외여행을 앞두고 겪은 일을 공개했다. A씨는 “출국 전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스스로에게 선물을 하려 공항 면세점 명품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마음에 든 지갑을 고른 뒤 면세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회원가입을 진행하던 중 옆에 있던 딸이 진열대에 놓인 키링(열쇠고리)을 손으로 만지고 있었다. 이때 직원이 “상품을 만지지 말아 달라”고 주의를 줬고 아이가 손을 떼는 순간 키링 일부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현장을 본 직원은 즉시 매니저를 불렀고 매니저는 파손된 키링을 확인한 뒤 “상품이 훼손돼 더 이상 판매가 어렵다”며 구매를 요구했다. A씨는 “실로 된 부분 하나가 떨어졌을 뿐인데 수리가 불가능하냐”고 물었지만 매니저는 “A/S로 처리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가격이 90만 원”이라고 안내했다.
A씨는 “처음부터 파손될 만큼 헐거웠던 것 아니냐”고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예정에 없던 90만 원짜리 키링을 결제한 뒤 비행기에 올랐다. 당초 구매하려던 지갑은 포기했다.
A씨는 “아이가 잘못한 부분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불특정 다수가 수없이 만졌을 진열용 상품을 그대로 정가에 사야 하는 게 과연 맞는 대응인지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양지열 변호사는 “키링은 외부에 달고 다니도록 제작된 상품인 만큼 단순히 만졌다가 떨어졌다면 제품 자체의 하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매장 측이 아이의 행위로 인해 파손됐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 역시 “아이의 실수라고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전액 부담을 지우는 것은 지나치게 경직된 대응”이라며 “다른 상품 구매 조건으로 감면하거나 일부만 부담하게 하는 등 유연한 조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지훈 변호사는 “구체적인 상황을 따져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타인의 물건을 손괴한 경우에는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매장 측 요구가 무조건 부당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