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검사장이 지난달 22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2일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의 고검검사 전보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을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이날 정 검사장이 제기한 인사명령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집행정지 사건에서는 우선 법무부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고검검사로 전보된 정 검사장의 인사는 일단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정 검사장의 고검검사 전보를 정지시킬 만큼 정 검사장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정 검사장은 인사가 진행될 경우 명예와 사회적 평가 실추, 거주지·근무지 이동의 불편함 등 손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훼손되는 신청인의 명예와 사회적 평가는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고, 신청인의 검사직무 수행의 공정성이 현실적, 구체적으로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무원 인사 이동 시 업무나 거주지 변경이 수반될 수 있고 해당 공무원은 그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손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손해로 보더라도 그 침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단일호봉제가 시행되고 있어 신청인에게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신청인의 연구 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는 있으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결정이 법무부 인사처분에 대한 적법성을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부는 지난달 11일 정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하는 인사를 냈다. 당시 법무부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을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 검사로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 검사장은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리는 등 반대 의견을 내서 자신이 강등 인사를 당했다고 보고 서울행정법원에 정성호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사 발령을 멈추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이날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지만 본안 사건에 대한 법적 분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본안 사건의 재판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