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늘 원내대표 재선출 논의할 듯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사과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이 변경된 후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개인적 사유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것은 처음이다. 앞서 2023년 9월21일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먼저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며칠간 많은 생각을 했다”며 “제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혹이 확대·증폭되어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다”며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뒤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더 나은 삶과 더 좋은 나라를 위해 약속했던 민생법안과 개혁법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언론에서 김 원내대표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의혹, 특혜성 의전 요구 의혹, 병원 진료 특혜 요구 의혹,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의혹 등이 연일 보도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재선출 등 추후 수습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원내대표를 재선출할 때까지 원내수석부대표가 직무를 대행한다. 재선출되는 원내대표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임기로 한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월13일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