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통일교 TM(True Mother·참어머니란 뜻으로 한학자 총재를 지칭) 특별보고 문건에 대해 “충성 경쟁으로 과포장된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으로서 펼친 정당한 정치·외교 활동이 통일교의 이권 사업을 돕는 한 축으로 과장됐다는 취지다. 다만 경찰은 임 전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3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과 함께 그가 통일교의 건설 프로젝트 인허가와 국책 사업 지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임 전 의원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키르기스스탄 수자원 사업은 엄연히 한국수자원공사의 치적사업인데 통일교의 이권 사업으로 포장됐다”며 “한 총재를 향한 충성 경쟁 속에 내용을 과장하거나 포장해 보고서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통일교와 상관없이 외교의 일환으로 활동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임 전 의원은 통일교 3인자로 불렸던 이청우 전 중앙행정실장이 2019년 10월 작성한 키르기스스탄 수자원 사업 관련 TM보고에 등장하는데 이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 보고에는 ‘임 의원을 통해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출자를 약속한 토지에 스마트 시티 건설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의원은 이 전 실장과의 친분을 인정하면서도 통일교가 만남의 고리가 됐다는 의혹은 일축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 수자원 사업으로 2019년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만날 때 통역관으로 온 게 이청우씨”라며 “당시 키르기스스탄에 살던 청년인 동시에 러시아를 잘하는 글로벌 인재라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직 사무부총장을 맡는 등 당내 조직 관리를 전문적으로 해온 터라 해외 인재풀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통일교 본산 천정궁을 방문했을 당시의 상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말 경기도 가평 천정궁 인근 카페를 들렀다가 이 전 실장과 연락이 닿았고, 천정궁 내 ‘유리 카페’라는 장소에서 한 차례 만났다는 게 핵심이다. 임 전 의원은 “천정궁을 가긴 갔었다. 함께 차를 마시고, 과일을 깎아 먹고, 그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며 “이 전 실장과 밑에 직원들만 함께 있었을 뿐 한 총재나 윤영호(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 다른 사람을 따로 만난 적은 결단코 없다”고 강조했다.
임 전 의원은 금품 수수 의혹에는 더욱 날을 세웠다. 자신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윤 전 본부장의 연락처를 모르고, 만난 적도 없는데 어떻게 금품을 받을 수 있냐는 것이다. 임 전 의원은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난 떳떳하고 자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김건희 특검팀 조사를 받으며 전재수 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뿐만 아니라 임 전 의원에게도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임 전 의원은 2020년 4월 21대 총선 무렵 통일교 측으로부터 3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5일 임 전 의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며 임 전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영장에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