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인천세관이 압수한 농산물을 겨울철 야생동물 먹이주기를 위해 환경단체에 기증하고 있다. 인천세관 제공

인천세관이 압수한 농산물 41t(시가 7억원)을 겨울철 야생동물 먹이로 주기 위해 환경단체 등에 기증했다.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23일 압수농산물 41t을 인천야생조류연구회 등 환경단체 7곳과 경기 고양시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인천세관은 10t(시가 1억원)을 기증한 바 있다.

인천세관은 지난 1월 인천항으로 수입된 고양이 모래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안에 검은콩과 녹두 등 농산물 86t이 숨겨진 사실을 적발하고, 관세법 위반으로 전량 압수했다. 검은콩은 486%, 녹두는 607% 등 높은 관세가 부과돼 전통적인 밀수품목 중 하나이다.

압수농산물 중에서 식품 검사에 불합격해 상품 가치는 상실했으나, 식물검역은 합격하고 보관상태가 양호한 검은콩과 녹두, 땅콩, 잣, 좁쌀 등 5개 품목을 선별, 이번 겨울철 야생동물 먹이로 기증한 것이다.

기증된 농산물은 한강 하구와 인천 남동유수지, 영종도, 강화도 일대에서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등급인 두루미 등의 겨울나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경기 고양시에 제공된 압수농산물은 2021년 람사르협약 보호습지로 지정된 장항습지에 서식하는 흑두루미와 큰기러기, 수달 등의 서식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세관은 이번에 기증한 압수농산물 41t은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1000마리가 100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반재현 인천세관 조사국장은 “압수농산물 41t를 소각한는데 12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를 환경단체 등에 기증해 야생동물 먹이로 활용하면 생태계 보호에도 기여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박준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