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수홍씨. 연합뉴스
방송인 박수홍씨(55)의 출연료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 박모씨(57)가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박씨를 법정 구속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박씨의 배우자 이모씨(54)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박씨 부부는 2011~2021년까지 동생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면서 회삿돈과 동생의 개인 자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박씨가 회사 자금 2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수홍씨 개인 재산 16억원 가량을 빼돌린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배우자 이씨에겐 회사 운영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이 박씨 혐의에 대해 내린 유·무죄는 그대로 인정했다. 다만 형이 지나치게 낮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박씨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는 유명 연예인의 가족으로 고소인(박수홍)의 수익으로 사적 부를 축적하는 데 사용해 신뢰를 배반했을 뿐 아니라 도덕적 해이 등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악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세포탈, 횡령·배임 의도로 세무사 등의 도움을 받아 치밀히 계획하고 다수의 가족을 동원해 그들로부터 받은 계좌를 이용하고 회계 장부 조작도 적극 사용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범행 결과의 중대성을 비춰보면 박씨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박씨의 횡령이 가족회사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감경 요소로 봤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그렇지 않았다. 재판부는 “실질 피해가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고, 처벌을 탄원하고 있으므로 가족회사를 감경요소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배우자 이씨에 대해선 1심과 달리 유죄를 선고했다. 이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부분이 남편인 박씨의 업무상 배임에 가담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씨가 회사 대표이사로 등재돼 월급을 받으면서도, 법인카드로 회삿돈 9600만원 가량을 백화점과 마트, 태권도 학원, 수학학원 등에서 업무와 무관하게 썼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씨는 박씨와 공모해 법인카드를 계속적·반복적으로 사용해 배임의 고의성과 공모관계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한다”고 했다.
박씨는 이날 법정구속을 내리며 ‘구속에 대해 할 말 있으면 하라’는 재판부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씨는 법정을 나오자마자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