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갑자기 머리숱이 많이 빠져 고민인 분들 많습니다.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요.
여러 제품이 있지만 탈모약만 놓고 보면 국내 시장 규모가 연간 천8백억 원대에 이릅니다.
지난해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 가운데 23만 7천여 명에 대해서 만건강보험이 적용돼 3백억 원의 재정이 투입됐습니다.
원형 탈모증같이 질환으로 생긴 탈모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데요.
노화나 유전에 의한 탈모는 진료 시 100% 본인 부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걸 바꿔보라고 보건복지부에 주문했습니다.
청년층도 건강보험료를 낸다며,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대통령 지시를 따르자면 건보 재정 부담은 늘 수밖에 없는데요.
의료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5가의 약국 거리, 평일 오전부터 탈모약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비싼 진료비와 약값이 부담인 탈모인들에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검토한다는 소식은 단비와도 같습니다.
[30대 남성/음성변조 : "1년에 한 40만 원 정도 되더라고요. 20대, 30대한테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
[40대 남성/음성변조 : "탈모 시술 이런 것들에 대해서 건보 적용이 많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건보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건보 적용을 확대하려면 추가 재원이 필요합니다.
탈모 인구와 수요에 대한 정확한 추계가 없어 재원이 얼마나 더 들지 알 수 없습니다.
3년 전 대선 후보 시절 이 대통령은 공약에서 7~800억 원이 든다고 추산했습니다.
당장 건보 재정은 내년부터 적자가 되는 상황이어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중증질환 급여화를 우선 추진하는 게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한다며 탈모 건보 적용 확대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희귀질환 환자단체도 사람을 살리는 약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재학/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 : "희귀질환은 국내에 약이 없어서 비급여인데 탈모 치료제에 건보가 들어간다고 그러면 더 환자들은 실망이죠."]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대통령의 주문을 검토하겠다면서도 건보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정은경/보건복지부 장관/어제/뉴스라인 : "기준들을 좀 살펴보고 또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입니다."]
국민의힘은 탈모 치료를 건보 대상으로 인정하면 비만과 미용 치료 등으로 건보 확대 요구가 확산할 거라며 의료적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조용호/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최창준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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