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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당시 언급한 유사 역사학 환단고기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서점에 환단고기를 다룬 서적이 놓여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당시 언급한 유사 역사학 환단고기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서점에 환단고기를 다룬 서적이 놓여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정부 업무보고에서 학계로부터 오래전 위서(僞書) 판단을 받은 '환단고기(桓檀古記)'를 논쟁 대상으로 끌어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환단고기는 단군 이전 상고시대 한민족이 중국과 유라시아 전역을 제패했다는, 극단적 민족주의를 뒷받침하는 유사 역사 도서다. 이러한 책에서 비롯한 잘못된 역사관을 놓고 대통령이 마치 진위를 다퉈봐야 할 가치가 있다는 식으로까지 말한 건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역사왜곡에 맞서야 할 대통령의 사관마저 의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12일 세종시에서 진행된 교육부 등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느닷없이 "역사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 논쟁'이 있지요"라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이잖느냐"고 말했다. '환빠'는 환단고기를 추종하는 연구자들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이 대통령은 "동북아재단은 고대역사를 연구하지 않느냐" "환단고기는 문헌이 아니냐"고까지 했다. 듣는 사람 입장에선 대통령이 환단고기 연구 필요성이나 최소한 사실 여부를 검토하라는 지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대통령실은 14일 "(환단고기 내용에) 동의가 아니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대통령 발언 맥락을 짚으면 환단고기를 역사적 사료에서 배제하지 말라는 주문이 분명해 보인다.

환단고기는 종교인 이유립이 고려까지 한민족사를 담은 동명 도서(1911년 편찬) 주장을 기반으로 1979년 발간한 책이다. 한민족이 9,000년 전 환국을 이뤄 중국, 일본, 몽골까지 포괄하는 제국을 이뤘다는 게 골자다. 이미 20여 년 전 주류 역사학계는 근거가 전무하다며 위서로 결론 내렸다. 환단고기는 더구나 한일 단일 뿌리를 주장해 일제식민사관이 품고 있는 일선동조론과 이어진다는 목소리마저 높다. 기존 사료와 배치되며 왜곡된 역사를 주장하는 위서를 굳이 대통령이 나서 힘을 실어준 이유가 무엇인가 의아하다. '위서라도 살펴야 할 문헌이 될 수 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 취지도 부적절한 만큼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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