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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터 에어컨은 계속 켜두는 게 나아…"정속형은 껐다 켰다가 절약 도움"
냉방보다 제습 모드가 전기 소모 적다?…"큰 차이 없어"
적정 면적용 에어컨 선택해야…선풍기·에어서큘레이터 등 보조기기 적극 활용


'올해는 얼마나 더우려나'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5월25일 서울시내 한 대형 마트에서 한 시민이 에어컨 및 냉방용 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날은 더운데 하루 종일 켜두자니 전기요금이 신경 쓰이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고 있다. 시원한 바람은 좋지만, 에어컨을 틀면서도 전기요금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때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전기요금 폭탄을 피하기 위한 각종 '비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기보다는 오히려 계속 가동하고, 냉방보다 제습 모드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 방법으로 에어컨을 사용했더니 전기요금이 적게 나왔다며 실제 전기 요금 고지서를 '증거자료'로 제시하는 글들도 눈에 띈다.

그러나 그날의 기온이나 습도, 각 집의 평면 구조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어느 집에나 적용되는 '정답'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다만 대체로 단시간 외출할 경우 그대로 틀어두는 게 낫고, 습도가 높을 때는 냉방보다는 제습 기능을 사용하면 좀 더 알뜰하게 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날은 덥고 전기료는 걱정되고
2023년 5월28일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에서 에어컨을 살펴보는 시민들[연합뉴스 자료사진]


'껐다 켰다'보다 계속 켜두는 편이 낫다?…인버터형 "90분 이상 외출하면 끄길"
에어컨 전기요금과 관련해 가장 대표적인 궁금증 중 하나는 껐다 켰다 할 때와 계속 켜둘 때 어느 쪽이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오는가다.

국내 양대 에어컨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목소리로 "인버터 에어컨이라면 계속 켜두는 편이 낫다"고 설명한다.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정속형'과 '인버터형'으로 나뉜다.

실외기가 가동될 때 팬이 같은 속도로 돌아가면 정속형,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면 인버터형이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해 '신형 에어컨'에 해당하는 인버터형은 실내 온도가 목표치에 도달하면 컴프레서(압축기) 회전 속도가 낮아지며 실외기 작동도 줄어든다. 이후에는 온도 유지 수준에서 최소한으로 작동한다.

에어컨 전력 소비의 90~95%는 실외기 운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실외기 팬 속도가 변동되는 인버터 에어컨이라면 계속 켜둬도 괜찮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버터 방식은 에어컨을 짧은 시간 껐다가 켜면 오히려 높아진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한국전력도 인버터형 에어컨의 경우 "껐다 켰다를 자주 하는 단속 운전보다 냉방 희망 온도를 고정한 후 연속 운전하는 것이 (전력) 사용량 절감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에어컨 없이 '잠 못 이루는 밤'
2024년 8월25일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인버터 에어컨이라고 해도 계속 켜두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무한정 켜두기보다는 집에 사람이 없을 때는 시간에 따라 끄는 편이 에너지 소모가 적다는 점에서다.

방 크기나 내외부 온도 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삼성전자는 90분을 대체적인 기준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실험 결과 90분 이상 외출한다면 끄고, 90분 이하로 집을 비운다면 그대로 켜두는 편이 전기 요금 절약에 효과적이었다.

임성진 삼성전자 프로는 "30분간 외출하면서 에어컨을 껐다가 다시 작동하는 경우는 연속 운전 대비 전력 소비량이 5% 증가했으며 60분 외출 시에는 2% 증가했다. 90분이 넘어서면 연속 운전보다는 에어컨을 끄고 다시 켜는 것이 전력 소비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단시간 외출이라면 희망 온도를 다소 높여두었다가 돌아와서 다시 내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LG전자 에어컨 담당 책임연구원은 "집안의 구조와 단열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버터 에어컨이라면 단시간 외출 시 희망 온도를 높여뒀다가 돌아와서 다시 내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달리 구형 에어컨인 정속형이라면 수동으로 가동을 멈추는 것이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법이다.

정속형은 목표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최대 출력으로 작동한 뒤 멈추고, 다시 실내온도가 올라가면 작동하는 식이어서 인버터형보다 전기 소모량이 많다.

한국전력은 "(정속형) 에어컨은 계속 켜두기보다 설정 온도에 도달했을 때 2시간가량 가동을 멈춰주면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2시간은 냉방으로 차가워진 온도가 유지되는 대략적인 시간이다.

"덥다 더워"
[연합뉴스TV 제공]


냉방 대신 제습 모드를 하면 전기요금 아낀다?…"실제 큰 차이 없어"
냉방 대신 제습 모드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는 주장도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냉방이나 제습 모드에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 제조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냉방과 제습 모드의 가장 큰 차이는 압축기와 바람량에 있다.

냉방 모드는 소비자가 설정한 온도를 맞추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설정된 온도로 빠르게 냉방을 한 뒤 온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만 소모되도록 실외기를 조절한다.

반면 제습 모드는 설정한 온도를 기준으로 습도를 최대한으로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감지해 실내 온도는 유지하되 습도가 제거되도록 풍량과 압축기 출력을 조절한다.

예컨대 실내 온도는 목표치에 맞춰졌지만, 습도는 여전히 높다면 풍량은 줄이고 압축기는 작동해 습기를 지속해서 제거하는 식이다.

따라서 냉방과 제습 모드 중 어느 쪽의 전력 소모량이 더 큰지는 그날의 습도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 비교하면 제습 모드의 전력 소모가 적겠지만 제습 모드도 냉매를 사용하고 실외기도 돌아가기 때문에 큰 차이가 난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진행한 시험 평가에서도 냉방모드와 제습모드의 소비전력량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오텍캐리어 등 3개사의 가정용 스탠드형 에어컨 5개 모델(냉방면적 58.5㎡ 기준)을 대상으로 한 이 평가에서 에어컨을 '24℃ 냉방'으로 5시간 틀었을 때와 '24℃ 제습'으로 틀었을 때의 평균 소비전력량은 각각 1.782kWh(킬로와트시), 1.878kWh를 기록했다.

이를 종합할 때 실내 온도가 높아 빠르게 온도를 내리고 싶다면 냉방 모드를, 습도를 낮춰 실내 쾌적도를 높이는 것이 더 급하다면 제습모드가 효과적이라고 삼성전자는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 보도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작은 평형용 에어컨을 써야 전기 소모 줄인다?…"오히려 요금 폭탄"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공간보다 작은 면적용 에어컨을 설치하면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예컨대 대형 아파트 거실에 스탠드형 에어컨 대신 벽걸이 에어컨을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스탠드형 에어컨보다 벽걸이형 에어컨의 전력 소모량이 적은 만큼 얼핏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냉방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제조사는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벽걸이형 에어컨이 냉방하는 범위는 최대 18평형"이라면서 "더군다나 일반 아파트 구조는 스튜디오형처럼 일직선으로 뚫려 있지 않아 벽걸이형 에어컨으로는 순환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벽걸이형 에어컨은 바람 방향을 상하로만 조절할 수 있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스탠드형에 비해 순환 기능이 떨어진다.

가전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는 설치 공간의 면적보다 냉방면적이 3~4평 더 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고객들에게 권하고 있다. 작은 면적용 에어컨을 구매하면 냉방 효과도 떨어지고 에너지 소모가 계속돼 오히려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 에어컨 담당자는 "거실을 냉방할 때 각 방의 방문을 다 닫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거실 크기보다) 조금 더 큰 면적용 에어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작은 면적용 에어컨을 샀다가 시원하지 않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고 말했다.

벽걸이형 에어컨 제품 비교해보니
한국소비자원 직원이 6월23일 성능 시험을 진행한 벽걸이형 에어컨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2℃ 높이면 전력 0.7배 절감…선풍기 적극 활용도 절약 방법
적정 온도 준수와 선풍기나 에어서큘레이터 같은 보조기구 활용도 냉방 효율을 높여 전기요금을 줄이는 방법의 하나다.

한국전력의 실험 결과, 26℃로 설정해 냉방하면 24℃로 할 때보다 전력 사용량이 0.7배(2시간 가동 기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풍기나 에어서큘레이터를 활용해 차가운 공기를 확산시키는 것도 요금 절감에 도움이 된다.

소비자원 조사에서 에어컨과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35℃에서 24℃로 낮추는 시간이 에어컨을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평균 26초(약 6.3%) 빨랐다.

소비전력량도 에어컨 단독 사용은 0.238kWh, 에어컨과 서큘레이터 동시 사용은 0.235kWh였다.

일반적으로는 에어컨 가동시간을 하루 1∼2시간 줄이면 한 달에 대략 1만5천~3만원을 아낄 수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평상시(에어컨 사용 전) 28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가 평균 수준(5.4시간/일)으로 에어컨을 사용하면 월 전기요금은 8만3천~11만4천원이다. 또 하루 사용 시간이 2시간 늘어나면 요금 부담은 2만3천~3만1천원 증가한다.

[한국전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냉방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어컨 먼지거름 필터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컨은 후면에서 공기를 흡입해 먼지거름 필터를 거쳐 전면으로 시원한 바람을 배출하기 때문에 필터가 오염되면 시원한 바람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여름철에는 최소 2주 간격으로 필터를 청소하도록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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