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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팀
정상 인지기능 가진 노인 1547명 10년간 추적
비타민D 결핍과 인지기능 저하속도 관계 규명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높인다는 통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노인 1547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과 유전자형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조절해 뼈를 강화하고 근육 기능 및 면역 반응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 신경세포의 기능 유지, 염증 조절, 신경 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밝혀지며 노년기 뇌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유럽,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시행된 관찰 연구에서 비타민D가 결핍될수록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쌓이며 비타민D는 ‘두뇌 비타민’이라고도 불린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다만 지금까지 진행된 대부분의 연구는 비타민D와 인지기능 간의 단순 상관관계만을 설명하고 있으며,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정반대의 연구도 다수 보고되는 등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최근에는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기존의 이론을 전체 인구 집단에 일반화하기는 어렵고, 특정 조건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비타민D 결핍이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10년간 정기적인 인지기능검사(MMSE) 및 혈중 비타민D 농도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대규모 장기추적 관찰연구를 수행했다. MMSE는 치매나 인지 저하 여부 확인에 쓰이는 질문지 검사다.

연구 결과 남성은 비타민D 수치가 인지기능 저하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시사하는 유전자형 ‘APOE ε4’의 보유자는 비타민D 수치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여성의 약 15%가 해당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은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 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POE 유전자는 ε2·ε3·ε4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부모로부터 각각 한 개씩을 물려받아 두 개의 유전자가 쌍을 이뤄 우리 몸에 작용하는데, APOE ε4를 갖고 있는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APOE 유전자가 모두 ε4인 경우 그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이 유전자형을 보유한 경우 비타민D 결핍 유무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반대로 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비타민D 결핍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성별과 간단한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APOE 유전자형 분류를 동시에 고려한 세계 최초의 전향적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 교수는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유전자와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모든 사람이 치매 발생을 우려해 비타민D 영양제를 복용할 필요는 없다”며 “APOE ε4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은 여성은 일찍부터 비타민D 관리를 한다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 영양(Clinical Nutrition)’ 최근호에 실렸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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