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진흥구역서 외국산 원료로 제품 생산
더본코리아에서 판매 중인 '백종원의 백석된장'. 더본몰 홈페이지 캡처
농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는 더본코리아의 충남 예산 백석공장이 지난달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산 재료를 가공해야 하는 농업진흥구역에 있는 백석공장에서 외국산 재료를 주원료로 사용한 점이 알려지며 불법 의혹이 제기됐었다.
1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더본코리아 백석공장은 지난달 30일 폐업했다. 백석공장은 충남 예산군 오가면에 있는데, 이 지역은 농업진흥구역으로 농지법 시행령 29조에 따라 가공·처리 시설을 지을 수 없다. 다만 식품 가공 공장의 경우, ‘국내산 농산물’을 가공 생산할 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이를 위반하면 농지법 제59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백석공장에서 생산된 ‘백종원의 백석된장’에는 중국산 개량 메주 된장, 미국·캐나다·호주산 대두, 미국·호주산 밀가루 등이 사용됐다. 더본코리아는 자사 쇼핑몰 ‘더본몰’ 에서 해당 제품을 홍보하며 전통·한식 제조기법을 활용했다고 강조했으나 원료는 국산이 아니었던 셈이다. 더본코리아는 현재도 더본몰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 중이다.
더본코리아에서 판매 중인 '백종원의 백석된장' 원재료. 더본몰 홈페이지 캡처
누리꾼들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관련 공장을 폐업한 점이 석연치 않다고 비판한다. 폐업과 함께 관련 자료 또한 폐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더본코리아의 농지법 위반 혐의 등 9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충남경찰청 반부패수사대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백석공장 폐업으로 인한 수사 영향에 대해 말을 아꼈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농약 분무기’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두고도 구설에 올랐다. 사과 주스를 농약 분무기에 담아서 뿌린 사실이 논란이 되자 더본코리아와 백 대표는 “식약처로부터 검증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식약처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식약처는 경찰이 더본코리아의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만큼 별도 조치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한편 상장 직후 6만4500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연초 논란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관련 논란이 격화하던 지난 5월 30일에는 2만5300원까지 떨어져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장중 거래가는 2만84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