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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방위산업의 날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방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했으면 합니다.” (업체 관계자)
“보안상 허용되는 범위에서 도울 수 있는지 관련 부처가 검토해 주세요.” (이재명 대통령)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방위산업(방산)의 날 행사에서 오간 대화 중 일부다.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과 방산 업체 관계자들이 둥그렇게 마주 앉아 대본 없이 즉석에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평소 궁금했던 특정 전략 무기 분야에 대해 자세히 물었고, 방산 수출 업체의 요청에도 일일이 답했다. 방위사업청·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들에게 즉석에서 지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K-방산 업체와의 만남도 해결 방안을 같이 모색하는 자리였으니 타운홀 미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분야나 대상을 가리지 않고 시민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호남 지역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로 취임 36일째인 이 대통령은 ‘직접 소통’ 정치로 화제를 모았다. 시작은 지난달 25일 광주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이었다. 이 대통령은 ‘광주 군(軍) 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대립하던 광주시장·전남지사·무안군수를 중재했고, 200명 넘는 시민들로부터 ‘사법시험 부활’ 같은 돌발 질문을 받았다. 모든 장면은 생중계됐고, 대통령실은 질문 기회를 못 얻은 시민들이 건넨 ‘쪽지 민원’ 100장을 받아 갔다.

지난 4일 대전에서 열린 두 번째 타운홀 미팅엔 350명이 모였다. 새벽부터 줄 서 입장한 사람도 있었다. 소상공인 부채 탕감 같은 정책 논의도 오갔지만 “마을 혐오 시설을 옮겨 달라”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 같은 민원도 쏟아졌다. 이 대통령이 “저도 일선의 개별 민원을 처리할 권한은 없다”며 난색을 보였으나, 참석자들 사이에선 “대통령이 말씀을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한·멕시코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주변에선 이 대통령의 ‘직접 소통’ 정치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후 본격화됐다고 보는 이들이 있다. 이 대통령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만난 뒤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멕시코에선 중도좌파 정권이 2018년 처음 집권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해 지금도 70~80%대 지지율을 유지하는데, 셰인바움 대통령이 그 비결로 국민과 수시로 직접 대화하는 걸 꼽았다”며 “이 대통령이 강한 인상을 받은 듯했다”고 말했다.

‘마냐레나(Mañanera)’라고 불리는 멕시코 대통령의 아침 대화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2024년 취임 이후 평일 아침 7시마다 진행하는 생중계 기자회견이다. 전임 대통령인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2018년 시작했는데, 집권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정부의 관례가 됐다. 주로 대통령궁에서 열리지만 때로는 주제와 연관된 현장에서도 진행한다. 중남미 전문가인 하상섭 국립외교원 교수는 “국민이 직접 발언하기도 하고, 안보 이슈를 다룰 때는 해당 지역에서 열리기도 한다”며 “대통령과 관련 부처 장관이 국민에게 정책을 직접 설명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마냐네라'로 불리는 아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멕시코 연방정부 홈페이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부터 직접 민원을 청취해 온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기지사 시절이던 2019년 8월 경기 양주의 계곡 정비 철거 현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토론하던 장면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에도 동(洞)별로 일일이 돌며 민원을 직접 받곤 했는데, 첫해 무수히 많던 민원을 관련 부서에 하나씩 전달하니 해가 갈수록 줄곤 했다”며 “이 대통령 스스로 그런 경험이 있으니 타운홀 미팅 같은 행사를 자신감 있게 개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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