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직장인, 상대적 박탈감 호소
"결혼도 못하고 일한 날들이 모두 무색"
"아무리 가족기업이라지만…" 퇴사 고민
20대 후배가 회사 대표의 동생과 연애한다는 이유로 초고속 승진했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김민기 인턴기자
25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부장 자리에 오른 직장인. 그런데 20대 신입 사원이 입사한 지 열 달 만에 자신과 동급이 됐다. 회사 대표 동생과 교제한다는 이유로.
JTBC 사건반장은 8일 방송분에서 40대 후반 여성 A씨의 사연을 전했다. 입사한 지 1년도 안 된 여성 후배가 대표와 형제지간인 이사와 연애하면서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상황에 허탈하다는 하소연이었다.
A씨는 "2001년부터 평사원에서 부장이 되기까지 결혼도 못 하고 정말 바쁘고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업무 능력을 인정 받아 2년 전 동년배 경력자 중 최고 대우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지금 회사로 이직했다.
가족 경영 방식의 중소기업
이었지만 탄탄한 회사라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A씨. 10개월 전
20대 후반의 신입 여직원이 입사
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 직원은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아 회사 이사와 교제를 시작했고
입사 3개월 만에 과장, 최근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
했다.
A씨는 상대적 박탈감에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는 "평일이며 주말이며 밤새워 일한 날이 모두 무색하게 느껴졌고 그만두라는 얘긴가 하는 마음마저 들더라"라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어쨌든 가족 회사라는 점을 되새기며 감수하려 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
같은 부장이지만 저보다 일도 훨씬 적게 한다. 그런데도 '
곧 임원도 달겠지' 생각하면 웃으면서 일할 자신이 없다
"고 말했다. 이어 "이 회사를 평생 다닐 생각은 없었지만 업무도 잘 맞아 몇 년은 더 일할 생각이었는데 퇴사 생각까지 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양지열 변호사는 "
한국 사회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
"이라며 "열받아 하고 힘들어하고 퇴사하면 본인만 손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돌아가서 회사가 위험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면 (회사를)옮겨라"라고 조언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A씨가 최고 대우를 받으며 회사를 옮겼고 가족기업의 단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빛을 보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위로했다.
한국일보
김민기 인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