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블랙핑크. 사진 제공=YG엔터테인먼트.

[서울경제]

K팝 아이돌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이에 편승하려는 해외 온라인여행사(OTA)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중국 트립닷컴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면서 국내 OTA의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블랙핑크는 5~6일 경기도 고양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콘서트를 열었다.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월드투어의 첫 콘서트로, 놀인터파크가 티켓을 단독으로 판매했다. 놀인터파크는 야놀자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 티켓 예매 플랫폼이다.

주목할 점은 놀유니버스가 이번 판매권을 확보하기까지 난타전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글로벌 OTA 트립닷컴이 해당 공연 판매권을 가져가기 위해 거액의 베팅을 했다. 통상적으로 블랙핑크 같은 초대형 아이돌 콘서트는 매진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티켓 계약에서 연예 기획사가 주도권을 갖는다. 마진이 크지 않은 티켓 판매를 두고 트립닷컴의 마케팅 공세에 야놀자도 판매권을 최종 확보하기 위해 일부 손해까지 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립닷컴은 앞서 지드래곤의 고양 콘서트, 아이유의 홍콩 공연, 세븐틴의 일본 투어 때도 티켓을 확보해 판매했다. 이번 블랙핑크 월드투어에서도 홍콩과 방콕 콘서트 티켓 판매에 참여한다. 글로벌 OTA 입장에서는 숙박·항공권을 연계해 수익성이 높은 패키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아이돌 콘서트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특히 트립닷컴은 K팝 아이돌 팬덤이 뜨거운 중국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기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여타 글로벌 OTA들도 K팝 아이돌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최근 세븐틴 데뷔 10주년을 맞아 팬덤을 활용해 숙박과 체험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세븐틴 에어비앤비 익스피리언스'를 출시했다. 클룩도 K팝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돌 스타일링 클래스, 콘서트 관람 패키지를 설계해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SM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가 된 것처럼 여행업계에서도 중국 관련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다"며 "한국 여행업체들도 K콘텐츠 경쟁력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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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