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배임 혐의
대전MBC 사장 재임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5일 대전 유성경찰서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MBC 사장 재임 시절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을 받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5일 경찰에 출석했다. 조사에 앞서 이 위원장은 혐의를 다시 한번 강력히 부인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쯤 대전 유성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들 앞에 선 이 위원장은 "10년 전 일을 문제 삼아 부르는 것은 대단히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민석 총리가 청문회에 나와 자료를 내지도 않고도 총리가 되지 않았느냐"며 "저는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쓴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자료를 공개했고 그런 차원에서 참 후회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출석 배경을 두고는 "'왜 이진숙을 봐주느냐'는 기사가 나오는 걸 보고 경찰에 피해가 갈까봐 반드시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혐의점이 없어 부르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정권 교체기가 되니 어떻게든 문제 삼아 이진숙을 손보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법인카드 사용처와 사용 목적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대전MBC와 법인카드 사용처 등을 압수수색해 법인카드 사용 기록 등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을 둘러싼 의혹은 지난해 7월 말 당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황정아(대전 유성을)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이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당시 수행 기사의 법인 카드 결제 내역 등을 비교한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있다"며 이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같은 달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도 "주말과 휴일에 최고급 호텔, 고가 식당 등에서 법인카드로 1억4,279만원을 지출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짙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일보
이서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