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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수상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잇따른 ‘전(前) 정부 사람 쓰기’ 인사가 공무원 사회에 화제다. 정권이 교체되면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도 교체되던 관례와 달리, 이 대통령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어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차관급)까지 유임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유임 인사’ 기조는 대통령실 파견 공무원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시기 각 부처에서 대통령실로 파견돼 근무하던 이른바 ‘늘공’(직업 공무원)에게 대통령실이 최근 잔류 의사를 물었다고 한다. 지난 4일 이 대통령이 내린 복귀 명령에 따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일했던 ‘늘공’ 177명은 돌아와 인수·인계 업무를 해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수·인계 업무를 마친 파견 공무원에게 잔류 의향이 있는 사람은 ‘소원 수리’를 내라고 했다”며 “돌아간 사람도 있지만, 일부는 계속 대통령실에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한다.

한 중앙부처 공무원은 “과거엔 정권이 바뀌면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다는 것만으로 ‘전 정권 사람’으로 낙인 찍혀 한직으로 가기 일쑤였는데, 잔류 의향을 물어 신선했다”며 “현 정부 기조에 맞춰 필요하면 쓰겠다는 메시지 아니겠냐”고 말했다.

전 정부 인사와도 일한다는 기조는 이 대통령 취임 이틀째인 지난 5일 국무회의부터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차관들로부터 3시간 40분 동안 업무보고를 받았다. “(공직자) 여러분이 가진 권한·책임을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지 않으냐”고 말하면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윤석열 정부 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송 장관을 유임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당시 송 장관은 여당이 추진해 온 양곡관리법에 대해 “정부가 남은 쌀을 모두 사들이는 건 쉽지 않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몇 가지를 물었고, 송 장관은 “논에 다른 대체 작물을 심게 유도해 쌀 공급도 줄여야 한다”며 양곡관리법의 보완점을 거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하면서 대안을 제시한 걸 대통령께서 좋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주변에 “기가 빠져 있던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송 장관은 아주 또렷하게 보고했다. 실력도 있어 보인다”고 평했다고 한다.

결국 송 장관은 지난 23일 다른 10명의 장관 후보자 지명과 함께 유임이 결정됐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써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을 둔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송 장관의 ‘티키타카’는 곧바로 다른 고위 공직자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두 번째로 주재한 10일 국무회의에선 배석자였던 오 처장이 “식약처도 업무보고를 드리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한다. 오 처장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의료용 마약류 관리, 의료제품 및 식품 인공지능(AI) 활용 등의 성과를 보고했다. 이를 지켜본 이 대통령은 29일 오 처장의 유임도 결정했다.

‘유임 인사’가 이 대통령 특유의 용인술이라는 평가도 있다. 여당 중진 의원은 “이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공직 사회를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사람”이라며 “코드가 아닌, 능력 중심 메시지를 통해 ‘일하는 분위기’를 만든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8년 경기지사 취임 직후 일화가 거론된다. 당시 이 대통령은 행정1부지사에 김희겸 전 부지사를 발탁했다. 전임 남경필 지사가 행정2부지사로 중용했던 인물이다. 핵심 요직인 기조실장에도 남 전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임종철 경제실장을 임명했다. 경기지사 시절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했던 한 참모는 “그때나 지금이나 직업 공무원에 대해선 편을 나누면 안 된다는 게 이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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