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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뉴스1
개인 사업을 하는 김모(40)씨는 주거래 은행의 비대면 신용대출이 갑자기 중단된다는 소식에 난감했다. 김씨는 “사업 특성상 급전이 필요하면 대출을 받고, 거래대금이 정산된 후 상환하는 경우가 잦다”며 “서울 집값 잡으려고 내놓은 규제라는데 애먼 사람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주말부터 비대면(모바일ㆍ인터넷)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주담대 신청을 받지 않는다. 비대면 신용대출은 지난 27일 오후 5시부터 중단한 상태다. 신한은행에서도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없다. 다만 비대면 신용대출은 가능하다. 대출 한도는 ‘전 금융권 합산 연 소득 100% 이내’로만 가능하도록 시스템에 반영했다. 하나ㆍ우리ㆍ농협 은행도 갈아타기를 포함한 비대면 주담대ㆍ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 5대 은행 중 비대면으로 신용대출이 가능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비대면 전세대출은 신한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가능하다.

이는 지난 27일 발표된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지침에 따라 달라진 대출 요건을 비대면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전날부터 수도권ㆍ규제 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연 소득의 1~2배까지 가능했던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오류 접수로 인한 규정 위반 대출 취급을 막기 위해 전산 개발 완료 시까지 비대면 접수를 중단한 것”이라며 “비대면 대출이 정상적으로 재개되기까지는 1~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예상치 못한 규제인 만큼 전산에 반영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국에선 빨리 재개하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향후 비대면 대출 재개 시점에는 은행 간 ‘눈치 싸움’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비대면 대출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특정 은행이 먼저 문호를 개방할 경우 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 자체적인 대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산 개발 자체가 오래 걸리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타행 동향을 살펴본 후 비대면 접수를 재개하려는 측면도 있다”며 “대출금리 인상 등 추가적인 규제 조치를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선 비대면 대출 제한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30일부터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 접수는 가능하다. 다만 대면 대출의 경우 비대면 대출보다 0.2%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다 보니 사태가 장기화하면 소비자의 불만이 쌓일 수 있다. 올해 1분기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신규 취급액 중 비대면 비중은 81%에 달한다. 주담대도 같은 기간 비대면 비중이 12.4%로 적지 않은 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창구 접수는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인 만큼 시장 혼란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은행별 전산 반영 상황을 계속 점검하고,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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