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3은 자신이 주도한 반란으로 인해 절친을 잃은 주인공 기훈(이정재)이 프론트맨(이병헌)에게 복수할 타이밍을 노리며 게임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다. [사진 넷플릭스]

“잔혹함은 더 강렬해지고, 반전은 더 섬뜩해졌다.”(파이낸셜타임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결말.”(가디언)

27일 오후 4시,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이 마침내 장대한 피날레를 공개했다. 에미상 6개 부문 수상, OTT 시청시간 세계기록 보유 등 최고의 글로벌 콘텐트로 등극한 시즌1에 비해 시즌2가 다소 주춤했던 탓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시즌3의 반전에 더 집중됐다.

시즌3은 대반전에 성공한다. 시즌2의 떡밥이던 ‘아기의 탄생’으로 스토리는 급반전 되고 긴장감에 부스터까지 장착해 엔딩으로 숨가쁘게 치닫는다. 만삭의 몸으로 게임에 참여한 준희(조유리)는 게임 도중 출산한다. 시즌2부터 휴머니즘을 담당한 참가자 현주(박성훈)와 금자(강애심)의 도움으로 태어난 아기의 존재는 인간성 회복의 마지막 희망인 듯, 게임의 룰 자체를 위협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아무 흠결 없이 순수한 아기의 생명을 놓고 어른들의 피 튀기는 데스 게임은 펼쳐지고, 선과 악 사이를 줄타기하는 치졸한 인간들의 민낯이 드러난다.

시즌3의 아기는 ‘후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영화 ‘배틀로얄’(2000) 이후 극한의 서바이벌 스릴러로 발전해 온 데스 게임 장르물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요소다. “우린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사람은….” 기훈의 마지막 대사나 시즌3 공개를 앞두고 “인류의 희망을 되찾는 이야기”라고 한 황동혁 감독의 말처럼 ‘오징어 게임’은 인간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 것이 분명하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시즌3은 더 깊고, 자주 가슴 아프며, 그리고 강렬한 반전으로 가득한 주제의 확장판”이라고 호평했고, 블룸버그는 “우리의 인간성에 무엇이 남아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시리즈”라며 무난한 종결로서의 기능을 했다고 리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즌1에 비해 산만하고 늘어진 구성을 문제로 지적하며 시즌2와 3을 하나로 압축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잔혹함’ ‘섬뜩함’ ‘반전’ 등의 단어를 이용한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은 과잉 폭력과 개연성을 상실한 전개를 지적하며 시즌1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봤다. 가디언은 “여전히 볼거리는 있지만 시즌1에서 느껴졌던 날카로운 비판성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황 감독은 ‘프론트맨’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표면 아래 숨은 잔혹함과 탐욕, 기훈처럼 인간에 대한 선함에 매달리려 애쓰는 두 개의 세계관을 칼날 위에 올려놓았지만 어쨌든 (오징어 게임이 아닌) 넷플릭스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시즌3 마지막에서 또 한 번 깜짝 놀랄 만한 배우를 등장시키면서 또 다른 확장판을 상상케 한 결말 때문인 듯하다.

중앙일보

유주현·문소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