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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바다를 지켜낸 영웅들과 유족들도 이 자리에 모이셨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초청 오찬에서 이렇게 참석자를 소개했다. 초청석에는 최원일 326호국보훈연구소 연구소장도 앉아있었다. 최 소장은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 천안함의 함장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 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서 특별 초청대상자인 이춘자 씨에게 광목이불을 선물한 뒤 손뼉을 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 보훈단체장, 특별초청자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그간 더불어민주당은 최 소장에게 박했다. 민주당 인사들이 천안함 사건 조작 음모론을 제기했고, 특히 2023년 당시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 소장을 향해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당시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최 소장은 이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 그래서 보수 진영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할 때 호명되곤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최 소장을 초청했다. 민주당 정부에서 최 소장이 대통령 오찬에 초청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고,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름은 아주 사소하기 때문에 같은 방향을 보자는 게 이재명 정부의 큰 방향성”이라며 “국가를 위한 희생이 있었다면 충분한 보답과 사회적 예우가 있어야 한다는 게 이재명 정부의 계속된 철학”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8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최원일 전 천안함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도 이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공동체를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고, 우리는 그걸 국가안전보장 또는 안보라고 부른다”며 “국가 공동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우리 대한민국 현대사를 보면 대한민국을 위해, 국가 구성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한 분들에 대해 지나치게 소홀했다”며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런 얘기가 들려서는 안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각별한 관심을 갖고 보상과 예우에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 여러분이 소외감이나 섭섭함을 느끼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사에는 6·25전쟁, 4.19혁명,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의 국가유공자와 유족 16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모델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도 자리했다. 4·19혁명에 참여하는 등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이해학 목사도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20대 때 성남 지역 시민운동의 중심이었던 성남주민교회에서 이 목사를 만났다. 이 목사는 2004년 시민운동을 하다 수배가 내려진 이 대통령이 숨어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 인물이기도 하다. 배우 신현준 씨도 6·25참전유공자인 고 신인균 대령의 아들로서 특별초청자 자격으로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실 보훈비서관을 신설해달라”는 건의를 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이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진 않았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답을 하기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아마 한번 살펴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6·25 참전유공자회 손희원 회장은 6·25 정신이 후손에 전해질 수 있도록 회원의 자격을 후손까지 확대하고, 남겨진 배우자도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는 당부를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에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들에게 광목 여름 이불을 선물했다. 사회를 맡은 6·25 참전유공자의 손녀 오정연 아나운서는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모든 국가 유공자와, 희생으로 오랜 시간을 견뎌낸 유가족분들께 보내는 존경과 사랑,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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