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스틸컷
영화 ‘기생충’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 시각), 2000년 1월 1일 이후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순위를 발표했다. 이번 선정은 세계 각국의 영화 감독, 배우, 제작자, 평론가 등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NYT는 봉준호 감독의 2019년 작품 ‘기생충’을 1위로 꼽으며 “이 영화는 가진 자와 없는 자의 이야기이자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에 대한 맹렬한 질책”이라고 평했다. 이어 “유쾌하고 기괴하며 불안한 충격 적인 이야기는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집에 스며드는 과정으로 전재된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에 대해서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장르물의 거장”이라며 “코미디와 사회 풍자, 비극적 폭력을 오가며 모든 것을 불태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개봉했을 때 봉준호는 예술 영화계의 인기 스타였고, 영화가 막을 내릴 무렵엔 오스카를 휩쓸며 새로운 슈퍼스타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봉 감독의 2005년작 ‘살인의 추억’은 99위에, 박찬욱 감독의 2005년작 ‘올드보이’는 43위에 올랐다.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2023년작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는 86위를 차지했다.
NYT는 ‘올드보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하나로, 최민식이 망치 들고 피범벅이 된 채 복도를 나오는 명장면은 폭력성을 상징하며, 감정도 고조된다”며 “마지막 장면까지 관객을 도발하고 불안을 선사한다”고 평가했다.
‘살인의 추억’에 대해선 “처음 장면부터 할리우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한국식 수사극임을 알 수 있다”며 “봉 감독은 인간이 악에 맞서는 한계를 예상치 못한 유머와 날카로운 드라마의 혼합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전했다.
배우 찰스 멜튼은 “‘살인의 추억’을 최소 20은 봤는데, 매번 다르게 느껴졌다. 무섭고, 웃기고, 울었고, 숨을 참기도 했다”며 “어떤 영화보다 최고의 결말을 가진 작품”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번 기획에 대해 “지난 25년간 스트리밍 서비스와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 등으로 영화를 보는 방식이 극적으로 바뀌었다”며 “변화의 시대에 세월의 도전을 버텨낸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