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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화폰 서버' 임의 제출 문제 삼은 윤석열
경호처·경찰 "검토했고, 절차상 문제없다"
경호처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 '해임' 의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월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김성훈(맨 오른쪽)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을 경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 통화기록을 경찰에 임의 제출한 것을 문제 삼아 대통령경호처 간부들을 고발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 인해 경호처가 큰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황당한 처사란 '뒷말'도 나온다. 아울러 김성훈 전 경호차장과 함께 경호처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불렸던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은 해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26일 경호처 기획관리실장을 포함해 지휘부 4명과 비화폰 포렌식에 관여한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간부 및 수사관 4명 등 총 8명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경호법상 직권남용 등 혐의다. 보안으로 관리돼야 할 대통령기록물인 통화기록을 경호처 간부진 판단으로 임의 제출한 건 위법이라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경찰이 경호처와 합의해 통화목록을 별도의 하드디스크에 카피해 외부로 반출했다"며 "비화폰 통화목록은 군사기밀이라 기밀 해제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하고, 해제 절차 이후에도 대통령기록물 생산기관의 장이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모두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호처와 경찰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경호처는 간부회의에서 비화폰 서버 제출을 결정했고, 쇄신 차원에서 신설한 준법담당관실의 법적 검토를 거쳤다.
경찰 역시 경호처와 협의한 포렌식 과정에서 별도의 이미지 파일을 떠서 받아온 거라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김성훈(오른쪽)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이 1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있다. 정다빈 기자


윤 전 대통령 측의 고발 조치를 두고 경호처 안팎은 술렁이고 있다. 경호처는 '12·3 불법계엄' 이후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과 7번의 압수수색 영장 등이 집행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역할을 했다. 경호처 내부에선 법제관 검토를 통해 영장 집행을 막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지만, 대통령과 김 전 차장 등의 지시를 거역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맹종하는 듯한 일부 강경파가 조직을 장악하며 '사병집단'이란 오명을 썼다. 또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사흘 뒤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란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연루된 경호처 간부와 실무진도 대거 수사 대상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을 방어하느라 조직은 '쑥대밭'이 됐는데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으로부터 고발을 당한 것이다.

경호처는 전날인 25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광우 전 본부장을 '해임'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1월 3일) 당시 김 전 차장과 함께 경호관들을 동원해 인간 띠를 만들어 수사기관을 막았고, 2차 체포영장 집행(1월 15일) 때는 경호관들에게 "2정문까지 뚫리면 MP-7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고 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본부장은 지시에 응하지 않은 경호관들을 대기발령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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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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