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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 해체 승인안 의결…상업운전 후 47년만
완료까지 약 12년 걸릴 듯…사용후핵연료 처리는 과제
500조원 규모 원전 해체 시장 뛰어들 기술력 확보 기대


국내 최초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이는 국내 첫 원전 해체 사례로, 원자력업계는 원전 해체 산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해체 과정에서 사용후핵연료를 비롯한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고리 1호기 해체 계획서를 심의·의결하고 원전 해체 승인 결정을 내렸다. 국내에서 상업용 원전이 해체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해체에 필요한 조직, 인력, 절차, 비용·재원, 기술 능력 등을 확보했고 부지 방사능 오염 조사, 해체 전략 등이 원자력안전법령과 기술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승인 사유를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1호기는 설계용량 595㎿e(메가와트)의 가압경수로 방식 원전으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했다.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당초 2007년까지 운영 예정(설계수명 30년)이었지만, 한 차례 수명 연장으로 2008년 1월 재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등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원전 사고가 이어지며 폐쇄 여론이 일었고, 2017년 6월18일 가동이 영구 정지됐다.

이번 승인으로 고리 1호기는 약 12년간 해체 작업을 하게 된다. 해체 비용(사용후핵연료 처분 비용 제외)은 총 1조713억원, 원전 해체로 발생할 방사성폐기물은 17만1708t으로 예상된다. 별도로 사용후핵연료는 167t(485다발)이 나온다.

해체 작업은 크게 해체 준비, 주요 설비 제거, 방사성폐기물 처리 및 부지 복원 등 순서로 진행된다. 한수원은 향후 12년에 걸쳐 고리 1호기를 단계적으로 해체하고 원전 부지를 복원할 계획이다. 2031년까지 사용후핵연료 반출을 완료한 뒤 2035년 부지 복원에 착수하고 2037년에 최종적인 해체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원전 해체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고리 1호기 해체로 현장 경험과 기술력을 확보해 향후 원전 해체 시장에 뛰어들 수 있어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600기 이상 원전이 해체될 것으로 보는데, 업계는 이 시장이 향후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방안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한국은 지금도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원전 내에 임시 저장하고 있는데, 그 양이 1만8900t에 달해 포화 상태다.

국회가 지난 3월 제정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9월 시행 예정)은 2050년까지 중간저장시설을, 2060년까지 영구 처분장을 설립할 것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기준도 마련하지 못했다. 고리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는 내년 8월부터 부지 내 신설될 건식저장시설 등에 저장될 예정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원전 해체 과정에서는 고준위 폐기물보다 중저준위 폐기물이 훨씬 많이 나오는데, 경주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장도 점점 포화가 되기 때문에 이 처리장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서는 원전을 짓고 다른쪽에선 방폐장(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만드는 방식이 아닌, 핵발전 감축 계획 등을 통해 에너지 방향을 전환한다는 시그널을 명확하게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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