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유승수(왼쪽부터)·이하상 변호사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심문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심사에 불출석 했다. 한수빈 기자
구속 만기를 3시간 앞두고 다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법정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지난 기일에 이어 두 번째로 법정에 출석한 증인을 윽박지르는가 하면, 파견 검사들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언쟁을 벌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에둘러 언급하며 증인에게 사건과 관계 없는 질문을 던져 재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육군 대령의 10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선 지난 기일에 출석한 오영대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오 기획관은 앞서 검찰 신문 등에서 김 전 장관이 장관직 취임 직후 정보사령부 내 갈등으로 보직 해임 위기에 있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보직 유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문 전 사령관을 경질하지 않은 배경에 12·3 불법 계엄 관련 임무를 맡기려는 김 전 장관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문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노 전 사령관 등과 게엄을 사전 모의하고, 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오 기획관은 이날 공판에서 “군에선 지휘관이라는 직책이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법적인 위반 사항이 없더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인사 조치를 하는 것이 관례”라며 “이에 비춰봤을 때 문 전 사령관 유임은 이례적이고 납득하기 어렵다고 진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고의와 목적이 있어야 한다. 김용현 피고인은 문상호에 대해 (국방부) 조사본부 등에 문의한 결과 ‘혐의없음’으로 알고 있었다”며 보직 유임에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을 대리하는 유승수 변호사는 “인사권자가 인사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 증인은 자신의 인사·직무경험과 달리 하는 경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 것 같다”며 “많은 직무 경험을 하셨으니 물어보겠다. 그러면 방위병(단기사병) 출신 국방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비꼬는 질문이었다.
오 기획관이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고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질문”이라고 항의하는 등 한동안 법정이 소란스러워졌다. 이에 재판부가 “너무 속보이는 질문이다. 증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제지했다. 오 기획관 증언이 끝난 뒤엔 방정환 국방부 국방혁신기획관에 대한 검찰 측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증인신문에 앞서 변호인들은 재판에 참석한 김형수 내란 특검보와 파견 검사들의 자격을 따지며 발언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소 유지 자격이 없다” “권한이 없으니 퇴정해야 한다” “뻔뻔하다” 등 언성을 높이며 막말을 이어갔다. 전날 다른 재판부인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에서 발부된 김 전 장관 구속영장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에 반하는 불법 절차이고 불법 구금”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내란 특검은 김 전 장관에 이어 노 전 사령관도 추가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특검보는 “특검은 신속하게 김용현 피고인을 추가 기소했고, 어제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계속하게 됐다”며 “노상원 피고인에 대해서도 오는 30일까지 추가 기소하는 등 구속기간 만료에 따른 증거 인멸 행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10일 구속 기소된 노 전 사령관의 구속기간 만료일은 다음달 9일이다.
계엄 해제 의결 뒤 김용현 “대통령 명 받들었다. 우린 할 일 다했다”[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다. 2시간여 뒤 ‘내란 2인자’ 역할이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요 지휘관 화상회의를 열었다. 지난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에 나온 김철진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은 계엄이 선포되고 해제안이 의결되기까지 김 전 장관을 가까이서 지켜봤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210600031
보석 거부하던 김용현, 만기 3시간 전 재구속···‘1호 구속’ 특검에 힘 실리나12·3 불법계엄 관련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의해 ‘1호’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 만기를 3시간 앞두고 다시 구속됐다. 김 전 장관 측은 구속영장 심문에 출석해 수차례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고, 재판부에 특검의 기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장관 재구속은 ‘내란·김건희·채상병 사건’ 등 3대 특검 중...https://www.khan.co.kr/article/2025062521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