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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삼청동 소재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을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안가의 폐쇄회로(CC)TV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뉴스1
지난해 12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다음날 저녁 서울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열린 회동에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법률비서관이 동석했던 사실이 24일 새롭게 확인됐다. 지금껏 회동 참석자들이 “단순 친목 모임”이란 해명을 해왔는데, 당시 민정수석실 소속 핵심 실무자가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며 해당 회동에서 ‘제2 내란’ 모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주요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당초 회동에는 박성재(사법연수원 17기)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18기)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완규(23기) 전 법제처장, 김주현(18기) 전 민정수석 등 4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 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었다.

그간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수사당국은 이 자리에 한정화(29기) 당시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주변 폐쇄회로(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주현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제5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법조계에선 안가 회동에 실무자인 법률비서관까지 동석한 사실은 친목 모임이란 해명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 참모가 참석한 순간부터 그 모임은 ‘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계엄 모의나 법적 대응이 실제 있었는지 특검이 반드시 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참석자 중 박성재 전 장관과 김주현 전 수석 그리고 이완규 전 처장이 안가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꾼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장 등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일보에 “12월 4일 안전가옥 당시 기존에 알려진 4인방을 제외하고 비서관 두 명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비상계엄 직후 국회 법사위에서 대통령실 참모가 해당 자리에 동석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내란특검법에 따른 특별검사로 민주당이 추천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지명했다. 뉴스1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안가 회동 관련 수사기록을 검찰로부터 받아 살펴보고 있다. 경찰에서도 오는 26일 관련 기록을 받을 예정이다. 향후 특검은 안가 회동의 실체 파악을 위해 사실상 재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의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대응 등의 지시로 안가 회동이 이뤄졌고 국가공권력을 이용한 증거인멸 방안 등이 논의됐다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의 고의를 증명하는데 압도적으로 유리해진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의 법률 참모인 김주현 민정수석과 행정관들을 장악하고 있는 법률비서관이 모두 안가 회동에 참여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안가 회동에서 군과 관련된 법률적 논의도 있었다면 제 2내란 시도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직 고법 판사는 “추가 계엄을 통해 군을 움직일 수 있는 방안,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한 지휘관 등에 대한 처분 등을 논의했다면 내란예비음모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 전 비서관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2월 4일 안가를 찾아간 것은 민정수석에게 사의를 표명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날 비상계엄을 TV로 보고 알았고, 큰 충격을 받고 실망감에 사의를 결심했다”며 “다음날 저녁 민정수석을 직접 만나 사의를 표명하기 위해 안가를 찾아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가에서 어떤 모임이 있는지, 뭐를 하는지 모르고 그냥 찾아간 것”이라며 “참석자들과 어울릴 급도 아니었다”고도 했다. 실제 한 전 비서관은 비상계엄 다음주에 비서관직을 사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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