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강 창업주의 구미 ‘교촌통닭 1호점’ 재단장
구미시와 협업해 ‘교촌 1991 문화거리’도 조성
“지역 상생 겸한 관광 명소 조성 노력”
“구미 1호점은 교촌 그룹의 정신적 고향이다. 권원강 창업주가 이곳에서 시작한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구미를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선 꼭 들러야 하는 하나의 관광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할 정도다.”
강창동 교촌에프앤비 커뮤니케이션 부문장(사장)은 지난 20일 경북 구미시 송정동에 있는 ‘교촌통닭 1호점’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교촌의 경영 철학·역사가 담긴 1호점과 구미시와 손잡고 조성한 문화거리 등을 많이 찾게 하려고 1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 개발에 1년이 걸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 회장이 처음 치킨을 튀겼던 구미 1호점 매장과 1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화 메뉴. 교촌에프앤비는 이곳을 교촌그룹의 경영 철학과 역사를 알리는 기념관이자 구미 관광 랜드마크로 활용할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 제공·민영빈 기자
교촌통닭 1호점은 1991년 3월 13일 교촌에프앤비 그룹의 권원강 창업주가 불혹의 나이에 처음으로 치킨 사업에 도전한 곳이다. 교촌에프앤비는 1호점이 지닌 헤리티지(Heritage·문화 유산) 가치를 고려해 경영 철학과 역사를 알리는 매장으로 재단장(리뉴얼)했다.
교촌의 시그니처인 ‘소스 붓질’ 치킨을 포함, 꾸븐(‘구운’의 경상도 사투리) 떡볶이, 양파꽃 튀김, 치룽지 등 1호점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화 메뉴도 연구·개발 중이다. 구미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기 위해서다.
임영환 교촌에프앤비 국내사업본부 디지털혁신본부 전략스토어팀 팀장은 “현재 인테리어는 10년 전 매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구미 주민들이 기억하는 1호점의 모습”이라며 “교촌의 역사와 연혁 등도 재단장했다”고 설명했다.
교촌 1991 문화거리 중 교촌 역사·문화로드에 마련된 각종 콘텐츠와 조형물. /민영빈 기자
교촌에프앤비는 구미시와 협업해 구미 시외버스터미널부터 동아백화점 앞까지 이어지는 약 500m 구간에 문화거리 ‘교촌 1991로(路)’도 조성했다. 교촌의 초심(初心)이 구미에 있는 만큼, 구미시 관광자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다.
이곳엔 각각의 콘셉트가 담긴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교촌 역사·문화로드’다. 교촌치킨 1호점 매장부터 터미널 사거리까지 이어진 이 거리엔 ▲크기를 50% 축소한 프라이드 배달차 조형물 ▲권 창업주의 어록·1호점의 첫 모습 일러스트·교촌통닭 로고 등이 담긴 조형물 ▲교촌의 시그니처 ‘붓질’ 벽화 ▲교촌통닭 1호점의 114 전화 홍보 에피소드가 담긴 공중전화 부스 등이 조성됐다.
또 구미 주민들도 일상에서 편하게 해당 공간을 쓸 수 있도록 지역 상생에도 초점을 맞췄다. 방치돼 있던 녹지 공간을 탈바꿈한 ‘치맥공원’은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 캐릭터와 조약돌 벤치 등으로 주민들의 쉼터 공간이 됐다. ‘교촌구미로드’·‘소스로드’엔 벤치 모양의 교촌 붓 조형물과 달걀 모양의 버스정류장이 설치됐다.
교촌 1991 문화거리 중 구미시와 협업해 마련한 교촌구미로드. 구미시의 관광 명소 벽화 등이 그려져 있다. 이 외에 교촌의 정체성인 붓칠이나 소스 등의 이름을 따 벤치나 버스정류장, 편의 시설 등도 설치돼 있다. /민영빈 기자
지난달 구미시 인구분포도에 따르면 교촌통닭 1호점이 있는 송정동 지역 인구는 2만3299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4196명으로 18%에 달한다. 연령대가 높은 주민들이 많은 만큼, 문화거리에 쉬어갈 수 있는 공간 자체를 많이 조성했다는 게 교촌에프앤비 측의 설명이다. 달걀 모양의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주민 최옥순(72)씨는 “버스정류장 벤치 외에도 쉴 곳이 많아져서 좋다”며 “무릎이 안 좋아서 길을 가다가도 힘에 부칠 때가 있는데 길도 깔끔하게 정리돼서 걷기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 외에 교촌에프앤비와 구미시는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성을 고려해 우방타운의 아파트 계단과 오래된 화장실도 개선했다. 지하차도 하부를 보수하고 조명도 교체해 밤에 어두운 지하차도를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1호점과 문화거리를 통해 향후 지역과 상생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임영환 팀장은 “(인구 소멸 지역인 만큼) 구미 청년들을 지원·후원하는 상생 프로그램도 기획·검토 중이다. 구미시와 함께 지역 공헌 플랫폼을 협의·발굴해 나갈 예정”이라며 “멜론 등 구미에서 나는 농작물을 활용해 구미 1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식·음료 메뉴도 잘 개발해서 구미의 명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경북 구미=민영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