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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9일 예약자 전원 유심 교체 완료
이달 내 신규 가입 영업 재개 전망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현금자산 보유한 SK텔레콤
해킹 사고 손실 보상·배당 확대 등 재원 부담... “공격적 마케팅 어려울 수도”

그래픽=손민균

해킹 사고 이후 신규 가입 영업이 중단된 SK텔레콤이 예약자 전원을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완료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신규 가입 영업이 재개되면 SK텔레콤이 이탈한 가입자 만회를 위해 휴대폰 보조금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통신업계 안팎에선 보조금 경쟁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해킹 사고로 가입자와 유통망에서 발생한 손실 보상 부담이 증가한 데다, 주주환원 강화를 위한 배당 확대 약속을 지키려면 공격적인 보조금 마케팅을 펼칠 재원이 부족해지기 때문입니다.

2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19일 유심 교체를 신청한 가입자 전체(약 1000만명/교체 신청 후 유보 고객은 제외)에 대해 유심 교체가 완료됐습니다. 이에 정부가 SK텔레콤의 신규 가입 영업 중단 행정지도를 이달 내 해제할 것으로 통신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올 4월과 5월 SK텔레콤에서 이탈해 KT·LG유플러스·알뜰폰(MVNO)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약 67만명에 달합니다.

소비자들과 이동통신 유통업계는 SK텔레콤이 신규 가입 영업을 재개하면 휴대폰 보조금을 확 늘리면서 잃어버린 가입자 만회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통신 3사 중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은 점도 이러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SK텔레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하 현금자산)은 작년 4분기 대비 14.5% 늘어난 1조3395억원으로,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현금자산이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KT의 현금자산은 1조1506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약 25% 줄었고, LG유플러스는 5900억원으로 16% 감소했습니다. 업계는 오는 7월 이후 단통법(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폐지되면 SK텔레콤이 휴대폰 보조금을 대거 풀면서 보조금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복잡한 속사정 탓에 기대와 달리 보조금 경쟁이 촉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해킹 사고로 발생한 SK텔레콤 유통점들에 대한 손실 보상과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가입자 전원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수천억원대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해킹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정보보호 투자비도 늘려야 합니다.

무엇보다 SK텔레콤의 가장 큰 고민은 배당 확대 약속 이행입니다. 올해 해킹 사고를 겪으며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배당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올 4월 SK텔레콤은 주주환원 차원에서 향후 3년간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일각에서는 1조3800억원에 달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재산분할 위자료 조달을 위해 SK(주)의 배당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SK텔레콤의 배당금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SK(주)는 SK텔레콤 지분 약 3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최 회장은 SK(주)의 지분 17.73%를 갖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주가는 배당금 수익이 높아질수록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SK(주) 계열사의 배당이 확대되면 SK(주)의 주가가 상승할 동력이 생긴다”면서 “최 회장이 위자료 조달을 위해 주식을 매도할 경우, 주가가 높을수록 처분해야 할 주식 수도 줄어들기 때문에 SK텔레콤의 배당 확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SK텔레콤이 배당을 크게 확대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주들에게 좋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주이익에 반할 수 있다. 현금 재원으로 마케팅비를 늘려 이탈한 가입자 수를 만회하는 게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배당을 확대해 대주주(오너)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 경우 대주주의 권한남용 방지를 골자로 한 여당의 상법 개정 추진에 명분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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