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란 의회가 22일(현지시각)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이란 국영 프레스티브이를 인용해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최고 국가안보회의에서 내릴 것”이라는 의회 국가안보위원장 에스마일 쿠사리의 말을 보도했다.
앞서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이란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며 직접 언급은 피했다. 그는 이어 “물론 외교의 길은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도 “우리는 지금 외교를 어떻게, 누구와 다시 시작할지 결정할 상황이 아니다. 우리의 대응을 지켜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원유 수송로 중 하나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이란의 석유,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 등 세계 생산량의 약 20%에 이르는 하루 2천만 배럴의 석유가 지나는 통로로, 실제 봉쇄하면 세계 경제를 공황 상태로 빠뜨릴 수도 있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km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대형 유조선이 지나려면 대부분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해 이란이 사실상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호르무즈 해협에서 양국이 상대방의 유조선과 상선을 공격하고 기뢰를 설치하는 등 통항이 심각하게 위협받은 적은 있었으나, 이란이 해협을 전면 봉쇄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