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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대통령 재판 문제 등 7대 제언…작년 4월 '李-尹 회담' 데자뷔
李대통령 "어느 한쪽 반드시 옳은 것 아냐…하실 말씀 충분히 해달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발언 듣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취임 18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한 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와 오찬한 바 있으나, 여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양당 지도부를 정식 초청했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상징색인 파란색과 붉은색이 교차하는 '통합' 상징 넥타이를 착용하고 자리했다.

행사 초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9분 먼저 입장한 이 대통령은 이미 자리에 와있던 참석자들에게 "왜 이렇게 빨리 오셨냐"며 인사를 건넸고,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는 국민의힘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에겐 "제가 축하드린다. 선거는 언제나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오찬 테이블엔 통합의 의미를 담아 분홍색과 초록, 노랑, 검정, 흰색의 다섯 가지 빛깔의 면으로 만든 '오색 국수'가 올랐다.

오찬에 배석한 우상호 정무수석은 이와 관련해 "굉장히 다양한 색의 국수가 나온 것도 통합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그 얘기를 하며 다 웃었다"라고 브리핑에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오찬 회동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2025.6.22 [email protected]


이처럼 통합을 강조하며 행사는 시작됐으나 야당 지도부가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참석자들이 둘러앉은 원탁엔 긴장감이 흘렀다.

이 대통령은 먼저 G7 정상회의 참석 성과를 설명하며 외교·안보 등 대외 현안에 대한 입장 조율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의견도 많이 갖고 계신 걸로 알지만,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조정하고, 의견이 다른 것은 어느 한쪽이 반드시 옳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공감할 수 있는 점은 공감하도록 노력해서 가능하면 신속하게 (해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실 말씀은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충분히 하시면 저도 감안하겠다"며 야당에 발언 기회를 넘겼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국민의힘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 7가지 정도 제언을 드리고 싶어 정리를 좀 해왔다"며 A4 용지 3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들고는 이 대통령 재판과 사법부 독립 문제를 비롯해 미리 준비해 온 발언을 읽어 내려갔다.

이는, 지난해 4월 총선 직후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리 준비한 A4 용지 10장 분량 원고를 15분간 읽으며 윤석열 정부 국정 기조를 조목조목 비판했던 점을 연상케 했다.

1년 2개월 뒤 공수가 바뀌어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의 작심 발언을 듣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대통령을 응시하며 "오늘 이 자리가 국가의 방향을 함께 숙의하는 협치의 장이 되길 바란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정중하게 제언하게 됐다"면서 발언을 마쳤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앞에 놓인 음료수를 마셨다.

이재명 대통령, 여야지도부 회동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여야 지도부와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2025.6.22 [email protected]


배턴을 이어받은 송 원내대표는 발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우리가 야당으로서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지만 또 소통하고 협치하면서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해 국가가 잘 되기를 기원한다"며 "49.4%의 국민이 이 대통령을 선택했는데, 50.6%의 국민은 이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통합과 협치로 나아가기 위한 야당의 고언을 들어달라"며 운을 뗐다.

송 원내대표는 재산 형성 과정 관련 의혹이 제기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정면 겨냥, "지금 언론에 나오는 상황만 보더라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가 김 후보자의 태도 문제도 지적하며 "국회 (인사) 청문회와 인준 절차를 대놓고 무시하고 능멸하는 오만한 행태의 이런 분이 총리가 된다면 여야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심사숙고해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송 원내대표는 사법부 관련 입법 및 코로나19 대출 탕감 정책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라며 "국정 동반자로서 야당(의 의견)을 귀담아들어 주면 협조할 것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지도부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한남동 관저에서 여야 지도부와 기념촬영 후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오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 우상호 정무수석,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했다. 2025.6.22 [email protected]


마지막으로 발언권을 쥔 김 직무대행은 적극 방어에 나섰다.

김 직무대행은 "취임 18일 만에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줬다. 이전 정부에선 720일 걸렸다고 한다"며 "대통령의 협치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 통합과 정치 복원은 좋은 말이지만, 지난 3년간 그것을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은 저희 쪽이었고 외면한 건 윤석열 정부였다"고 뼈 있는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정말로 잘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염려하지 말고 기회를 달라. (집권 초 야권과 언론 등이 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허니문'이 그런 것의 한 종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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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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