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유일한 무기인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 GBU-57′ 탑재가 가능한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를 미 본토에서 출발시켰다.

B-2 스텔스 폭격기. /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미국 공군의 B-2 폭격기들이 미국 본토에서 괌으로 이동 중”이라고 복수의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중 한 명에 따르면 “괌을 넘어 추가로 이동하라”는 명령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이날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B-2 폭격기 여러 대가 이륙, 태평양을 건너 서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행 추적 데이터를 보면 B-2 폭격기는 일부 비행 구간서 공중급유기와 함께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는 총 6대의 B-2 폭격기가 이동 중이며 이들 기체가 무거운 탑재물을 실어 연료를 가득 채우지 않은 상태로 이륙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탑재물로는 벙커버스터 폭탄이 거론된다.

미국에서 개발한 초강력 폭탄인 벙커버스터 GBU-57은 무게 약 13.6톤에 달하는 초대형 폭탄으로, 이란의 산악 지역 포르도 지하 깊숙이 건설된 핵시설을 지상전 없이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여겨진다. B-2 폭격기는 GBU-57을 2기 탑재할 수 있으며 공격 시 이 폭탄은 위치정보시스템(GPS)를 기반으로 고정밀 타격을 수행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문가 및 당국자들은 이들 폭격기가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있는 미국·영국 군사기지까지 이동할지 주시하고 있다. 해당 기지는 중동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기에 이상적인 위치다.

그간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할지를 고심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란에 2주간의 ‘협상 시한’을 제시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자신의 골프 클럽에 머물고 있으며 이날 저녁 워싱턴DC에 돌아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할 예정이다.

다만 B-2 폭격기의 이륙이 ‘이란 핵시설 타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대통령과 군 지휘관들에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군 자산을 이동시키는 것은 일반적 조처”라며 “B-2 역시 실제 공격에 투입되진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조선비즈

현정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