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 개관 10주년 행사 참석차 방한
“스타트업 투자금 AI에 몰려… AI 활용은 선택 아닌 필수”
원티드·라이너·케어닥도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출신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바꾸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한국처럼 첨단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고 적용하는 나라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캐런 피스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글로벌 총괄은 지난 17일 조선비즈와 만나 AI 기술의 발전으로 초기 스타트업의 비용이 줄면서 창업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피스터 총괄은 “(AI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스타트업들이 AI를 활용해 예전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몇 년 전만 해도 대규모 팀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던 일을 이제는 소수의 인원과 AI 도구만으로 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스터 총괄은 구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구글 포 스타트업(Google for Startups)’을 이끌고 있다. 구글이 지난 2011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싶어하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멘토링, 기술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피스터 총괄은 구글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설립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 개관 1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AI가 진정한 평준화를 이끌고 있다”며 “과거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작 자체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더 적은 비용으로 창업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과거에는 창업 초기 스타트업이 벤처투자자(VC)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적은 인원으로 다양한 AI 기반 도구를 활용해 빠르게 스케일업(scale-up·확장)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단계에서 자금 조달을 위한 외부 투자 유치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스터 총괄은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사업에 적용하는 한국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장점으로 신기술을 빨리 활용하는 얼리 어답터 문화와 강력한 기업가 정신, 우수한 인재, 빠른 실행력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글로벌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이런 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도 높은 편이다. 피스터 총괄은 “일본은 로보틱스, 브라질은 핀테크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고 관련 스타트업이 많다”면서 “한국은 어느 한 분야의 스타트업만 몰려있지 않고 게임, 농업, 패션, K-팝 등 다양하고 균형 잡힌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향후 한국 시장에서 눈여겨볼 분야로는 딥테크와 헬스케어를 지목했다. 그는 “양자 기술 혁신 등에 힘입어 딥테크 스타트업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헬스케어의 경우 저출산·고령화 흐름과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간병인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스타트업 ‘케어닥’을 언급했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거쳐간 국내 스타트업들은 지난 10년간 누적으로 1조4000억원(약 10억7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들 스타트업이 창출한 일자리는 5136개다. HR(인적자원) 테크 기업 원티드랩과 AI 검색 기업 라이너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지원을 받아 시장에 안착한 대표 사례다. 피스터 총괄은 “기업공개(IPO)까지 마친 채용 플랫폼 원티드 외에도 카카오에 인수된 그립컴퍼니(라이브커머스), 삼성전자에 인수된 플런티(AI 챗봇 서비스) 등도 성공적인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사례”라고 했다.
피스터 총괄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AI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위축됐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가 올 들어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데, 투자금이 대부분 AI 관련 스타트업에 몰리고 있어 AI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AI를 적극 활용하거나 업무에 통합하는 것은 필수”라고 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이달 말부터 마드리드, 텔아비브 캠퍼스에서 새로운 창업자 AI 교육 지원 프로그램인 ‘제미나이 스프린츠’를 시작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한국에도 도입할 방침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AI 아카데미보다 짧고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들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피스터 총괄은 “현재 AI 분야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향후 펼쳐질 거대한 변화의 빙산의 일각”이라며 “앞으로도 유망한 한국 창업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투자금 AI에 몰려… AI 활용은 선택 아닌 필수”
원티드·라이너·케어닥도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출신
캐런 피스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글로벌 총괄이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개관 10주년을 맞아 열린 ‘스타트업 AI 페스티벌'에 참석했다./구글코리아 제공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바꾸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한국처럼 첨단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고 적용하는 나라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캐런 피스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글로벌 총괄은 지난 17일 조선비즈와 만나 AI 기술의 발전으로 초기 스타트업의 비용이 줄면서 창업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피스터 총괄은 “(AI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스타트업들이 AI를 활용해 예전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몇 년 전만 해도 대규모 팀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던 일을 이제는 소수의 인원과 AI 도구만으로 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스터 총괄은 구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구글 포 스타트업(Google for Startups)’을 이끌고 있다. 구글이 지난 2011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싶어하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멘토링, 기술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피스터 총괄은 구글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설립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 개관 1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AI가 진정한 평준화를 이끌고 있다”며 “과거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작 자체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더 적은 비용으로 창업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과거에는 창업 초기 스타트업이 벤처투자자(VC)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적은 인원으로 다양한 AI 기반 도구를 활용해 빠르게 스케일업(scale-up·확장)하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 단계에서 자금 조달을 위한 외부 투자 유치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스터 총괄은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사업에 적용하는 한국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장점으로 신기술을 빨리 활용하는 얼리 어답터 문화와 강력한 기업가 정신, 우수한 인재, 빠른 실행력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글로벌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이런 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도 높은 편이다. 피스터 총괄은 “일본은 로보틱스, 브라질은 핀테크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고 관련 스타트업이 많다”면서 “한국은 어느 한 분야의 스타트업만 몰려있지 않고 게임, 농업, 패션, K-팝 등 다양하고 균형 잡힌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캐런 피스터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글로벌 총괄이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구글코리아 제공
향후 한국 시장에서 눈여겨볼 분야로는 딥테크와 헬스케어를 지목했다. 그는 “양자 기술 혁신 등에 힘입어 딥테크 스타트업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헬스케어의 경우 저출산·고령화 흐름과 맞물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간병인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스타트업 ‘케어닥’을 언급했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를 거쳐간 국내 스타트업들은 지난 10년간 누적으로 1조4000억원(약 10억70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들 스타트업이 창출한 일자리는 5136개다. HR(인적자원) 테크 기업 원티드랩과 AI 검색 기업 라이너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의 지원을 받아 시장에 안착한 대표 사례다. 피스터 총괄은 “기업공개(IPO)까지 마친 채용 플랫폼 원티드 외에도 카카오에 인수된 그립컴퍼니(라이브커머스), 삼성전자에 인수된 플런티(AI 챗봇 서비스) 등도 성공적인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 사례”라고 했다.
피스터 총괄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AI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위축됐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가 올 들어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데, 투자금이 대부분 AI 관련 스타트업에 몰리고 있어 AI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AI를 적극 활용하거나 업무에 통합하는 것은 필수”라고 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이달 말부터 마드리드, 텔아비브 캠퍼스에서 새로운 창업자 AI 교육 지원 프로그램인 ‘제미나이 스프린츠’를 시작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한국에도 도입할 방침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AI 아카데미보다 짧고 실용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들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피스터 총괄은 “현재 AI 분야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향후 펼쳐질 거대한 변화의 빙산의 일각”이라며 “앞으로도 유망한 한국 창업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