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공의, 24일경 박주민 국회 복지위원장 면담 예정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서울경제]
의정갈등이 1년 5개월 가까이 장기화되고 이재명 정부가 새롭게 출범했음에도 해소의 기미가 없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9월 중 복귀’를 희망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5월 추가모집 당시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라며 복귀를 막았지만 현재까지 별 움직임이 없는 전공의 대표를 향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원광대병원 사직 전공의인 김찬규 씨 등 전공의들이 박 위원장과 24일께 면담을 하기로 했다. 전공의들은 이 자리에서 바로 복귀를 위한 특례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레 복귀 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김찬규 씨를 포함한 전공의 30여명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성명을 내고 이달 중 총회 혹은 비대위 간담회를 열어 향후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을 향해 이들은 비대위 활동 이력과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회의록을 공개하는 한편 일반 전공의들의 의견 개진 창구를 개설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들 전공의는 성명에서 “지금 대전협의 의사소통 구조는 누군가가 보기에는 우리가 비난했던 윤석열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협상을 위한 거버넌스가 존재하는지 여부조차 알지 못했고, 어떤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지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끝내 자기 만족적인 메타포(은유)와 제한된 소통만을 고수하며 희생을 늘려간다면 다음이 있을 수 있을까. 와해는 패배보다 더 해롭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들과 별개로 사직 전공의 200여명은 서울시의사회에 9월 복귀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8월 전문의 자격시험 8월 추가 실시, 인턴·레지던트 9월 추가 모집의 활성화, 입대 시기를 매년 3월 외에 9월에도 가능하도록 조정할 것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복귀한 학생은 방학 없이 수업해 학점을 이수하고, 전공의는 부족한 수련 기간을 추가 수련으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제도 정비가 가능하다”며 “제도적 장치만 보완되면 수련 과정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전공의들이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도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새 정부 출범 후 새롭게 정부와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고 있다는 실망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많은 전공의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의료계와의 협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 기대했으나 정부와 의협의 움직임 모두 눈에 띄지 않자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김찬규 씨는 “한 번의 대화로 기적같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걸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며 “정책의 창이 열렸을 때 던질 대안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