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고 5년 만에 민사소송... '차량 결함' 주장
"'가속 페달 변위량 100%' 데이터 못 믿어"
"실제 주행 속도, 충분히 증가하지 않았다"
2020년 12월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벽면에 부딪친 뒤 불이 나 크게 훼손돼 있다. 용산소방서 제공


2020년 테슬라 모델 X 차량 사고로 숨진 대형 로펌 변호사의 유족이 5년 만에 급발진 의혹을 제기하며 테슬라 미국 본사와 한국 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해당 유족을 대리하는 하종선 변호사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테슬라 본사 및 테슬라코리아에 대한 민사소송 소장을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모델 X가 주차장 벽을 들이받은 사고와 관련한 소송이다. 당시 운전은 대리기사 최모씨가 했고, 이로 인해 차량에 탑승해 있던 변호사 윤모씨가 사망했다.

테슬라 모델 X 사고 차량 '결함 의혹' 제기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 변호사는 사고 차량인
모델 X의 결함 의혹을 제기했다.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데이터'에는 가속 페달 변위량이 100%(차량이 최대한으로 가속된다는 뜻)로 나타나는 반면, 실제로는 주행 속도가 충분히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대리기사가 브레이크를 밟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었다. 유족 측은
'가속 페달을 100%로 밟았다'고 표시된 텔레매틱스 데이터의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했다.

하 변호사는 "보통 자동차 사고가 나면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를 보는데, 이 사고에선 벽에 충돌하자마자 화재가 발생해 EDR 데이터가 다 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 차량은 EDR 이외의 작동 데이터를 텔레매틱스 데이터로 저장해 테슬라 서버로 전송하게 돼 있어서 이를 통해 사고 직전 차량 주행 속도 등을 확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2월 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벽면에 부딪힌 뒤 불이 나 크게 훼손돼 있다. 용산소방서 제공


그러면서 "텔레매틱스 데이터에 따르면 시속 55.84㎞에서 6초 동안 가속 페달 변위량이 100%로 지속된 것으로 확인되는데, 6초 후 속도가 단지 시속 39㎞밖에 증가하지 않은 94.95㎞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하 변호사는 "이 차량의 제로백 시간(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6초이기 때문에 6초 동안 가속 페달 변위량이 100%로 지속됐다면 이 정도 속도밖에 되지 않았을 리 없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AEB·에어백 작동 안 하고, 문·트렁크도 안 열려"



유족은 테슬라 측의 또 다른 책임 부분도 제기했다. 사고 당시 △전방장애물을 인식하는 자동긴급제동장치(AEB)와 에어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차량의 모든 문과 트렁크가 열리지 않아 윤씨를 신속하게 구조하지 못했다는 내용 등도 소장에 포함한 것이다.

하 변호사는 "제조물책임법 규정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주행하다 사고가 난 경우에는 결함을 추정하도록 돼 있다"며 "대리기사가 아파트에 진입한 뒤 정상 주행을 하던 중 갑자기 급발진이 발생했으니 차량 결함을 추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리기사 최씨는 지난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금고 1년형을 선고받았다.

연관기사
• ‘윤석열 동창’ 사망한 테슬라 사고…급발진·화재·문 ‘안전 논란’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21109420001947)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613 “박사님, 연봉 8억·아파트 지원합니다”… 중국, 이공계 석학에 공격적 헤드헌팅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12 이시바 “한·일 교류 바통, 다음세대에 넘겨줄 것”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11 이란 체류 한국인과 가족 30명 타국으로 대피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10 뉴욕증시, 美 ‘노예 해방의 날’ 맞아 휴장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9 "제 여자친구는 죽었나요?"…20대 연인 친 '마세라티 뺑소니범' 정체 알고보니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8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부결…노사 최초요구안 “1만1500원” vs “1만30원 동결”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7 [속보] 이스라엘 "이란이 공격…확산탄 장착 탄도미사일 쐈다"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6 윤석열식 ‘변칙’ 피했지만 20조 국채…추경 뒤 ‘세제 개편’ 노력 절실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5 [사설] 빚내서 전 국민 민생지원금 지급…‘재정 중독’ 경계심 가져야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4 시진핑·푸틴 통화서 중동 논의…“이스라엘, 조속히 휴전해야”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3 국정위, 감사원에 "정권 호위대 역할, 뼈 깎는 각오로 성찰하라"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2 혐한시위 자취 감추고 일본 MZ 몰리는 신한류 핫플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1 [사설] 美 연준 스태그플레이션 대비…시나리오별 대응책 서두를 때다 new 랭크뉴스 2025.06.20
49600 [단독] 윤 “아내 진짜 많이 아파” 토로에도… ‘시간 끌기’ 논란 확산 new 랭크뉴스 2025.06.20
49599 113만명 16조원 채무 배드뱅크 통해 탕감 new 랭크뉴스 2025.06.20
49598 서울 아파트값 한 주새 0.36% ↑… 6년9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 new 랭크뉴스 2025.06.20
49597 경찰, 조은석 특검과 협의 후 출석 불응 尹 상대로 강제수사 가능성 new 랭크뉴스 2025.06.20
49596 이스라엘 "이란, 다탄두 탄도미사일로 공격" new 랭크뉴스 2025.06.20
49595 시내버스 훔쳐 10km 질주…"경찰 쫓아와 영화처럼 느껴져" new 랭크뉴스 2025.06.20
49594 미군 '심판의 날' 항공기 E-4B 떴다…핵탄두 공격도 끄떡없어 new 랭크뉴스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