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차령 연장 (중형 5→7년, 대형 8→9년) 담은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국무회의 부결
대통령, 꼼꼼한 질의 응답 거쳐
"국무회의에 질의 응답은 처음"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국무회의 부결
대통령, 꼼꼼한 질의 응답 거쳐
"국무회의에 질의 응답은 처음"
렌터카 업체에 주차된 차량.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가 렌터카 차령을 연장하라고 국토교통부에 권고해 국무회의에 올라간 여객자동차법 시행령을 이재명 대통령이 막아섰다. 1996년부터 출시 된 지 8년이 지난 자동차는 렌터카로 사용을 못해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이 나오자 국무조정실이 규제 완화를 지시했는데,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꼼꼼하게 다시 들여다 보자”며 이를 부결 시켰기 때문이다. 여야 간 쟁점이 없는 시행령에 대통령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지고 예상 밖 부결로 결론이 나자, 관가에서는 “이런 국무회의는 처음”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무회의에 올라온 안건은 대부분 사전 조율을 거쳐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자동차법 시행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결됐다.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개정안은 2024년 국무총리실 국민제안으로 접수된 이후 규제심판부 규제 심판회의의 개선 권고에 따른 후속 조치 사항이었다. 기존에는 중형 자동차의 경우 출시 5년 이내, 대형 차량의 경우 출시 8년 이내의 차량만 렌터카로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렌터카 관련 업계에서 “차량 제작 기술은 29년 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해 자동차의 내구성 및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었음에도 업계가 겪는 부담이 크다"고 주장하자 국무총리실이 규제 완화를 지시해 이날 국무회의까지 올라갔다. 이날 안건으로 시행령 개정안은 렌터카 차령을 중형의 경우 5→7년, 대형은 8→9년으로 늘리는 게 골자였다.
부결은 이 대통령의 질의 응답에서 시작됐다. 정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국민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차량 주행 거리 등 다양한 방식 등을 검토 해 다시 이야기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여객자동차법 시행령 외에도 이날 통과된 노후계획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안 등 안건 등에 대해서도 꼼꼼한 검토가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가결을 낙관했던 정부 관계자는 깜짝 놀랐다. 여야 간 쟁점이 없을 뿐더러, 국무총리실을 통해 올라온 규제 개혁안을 이 대통령이 꼼꼼하게 검토할 지 예상했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국무회의에 질의 응답이 진행된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당연히 통과될 줄 알았는데, 대통령이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보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 놀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렌터카 업계는 당황해 하고 있다. 렌터카 업계 관계자는 “택시의 경우 훨씬 오래된 연식의 차량도 도로를 활보하고 있다”며 “차령이 늘어나면 자동차 구입 경비 경감으로 렌터카 대여가격이 인하 또는 동결이 돼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 됐는데 어이없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