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바로 자주파가 아닌 실익을 따라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이 국회 자주파 ‘6인회’ 모임의 일원이라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에 “박 위원님이 그렇게 표현하시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워 말씀을 못 드렸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저는 20년 전에도 보수적인 쪽에서는 자주파라고 비난받았고, 진보적인 데에서는 동맹파라고 지적을 받았다”라며 “대통령을 모시고 일을 하다보면 양쪽을 따라 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통일부 장관 재임 시절 미국 대사의 면담 요청을 4차례 거절한 바 있다는 의혹을 두고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장 재직 시절 처음에는 미 대사를 잘 안만났다”며 “당시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가 ‘차장님이 청와대에서 너무 미 대사를 자주 만나면 외교부가 할 일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조금 뜸하게 만났다가 항의가 들어와서 자주 만났다”며 “이것은 외교부의 요청이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북한 연구 학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내며 ‘햇볕정책’을 주도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외교가에서는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자주파’가 갈등을 빚었는데, 이 후보자는 자주파 인사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대북관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며 “대북 정보 업무를 수행해야 할 국정원장 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참여정부의 대북 현물 지원이 남북 긴장 완화에 효과가 있었다’는 이 후보자의 2010년 인터뷰 발언 등을 언급하며 “굉장히 친북적”이라며 “(국정원이) 대남 연락사무소 역할을 하는 그런 기관으로 전락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해당 발언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06년 9·19 6자회담 공동성명 채택 이후 한 달 만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았냐’는 송 의원의 질의에는 “안 좋은 사건만 언급해서 그렇지 지원 자체는 당연히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심윤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