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인터넷 연결상태
[넷블록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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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이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빚는 가운데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로 자국 내 인터넷 이용을 차단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보통신기술부는인터넷 네트워크 접속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란 정보통신기술부는 "이어지는 국가의 특수적인 상황, 적이 군사적 목적으로 국가 통신망을 오용하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이버보안 감시단체 넷블록스는 이날 앞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 네트워크 데이터를 보면 이란은 현재 거의 완전한 국가적 인터넷 차단 상태"라고 평가했다.
넷블록스가 공개한 도표를 보면 이란의 인터넷 접속도는 이달 초 80∼100% 사이를 오르내리다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대규모 이란 공습 이후로 차츰 하락했다.
16일에는 일시적으로 70% 선을 밑돌았고, 이날 들어서는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이란에 체류하던 한국 외교관들과 교민들도 지난 며칠간 인터넷 속도 저하로 분쟁 관련 뉴스 확인과 메신저 연락에 불편을 겪는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란 당국의 인터넷 통제 결정은 이스라엘 정보당국과 유관 해커단체들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염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스라엘과 연계된 해커조직 곤제슈케다란데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세파은행 데이터를 파괴하는 사이버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실제 세파은행과 연결된 이란 현지 결제 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디지털 인프라를 겨눠 광범위한 사이버 전쟁을 개시했다"며 당국이 사이버 공격을 격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메신저 앱 '왓츠앱'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이스라엘에 보낸다고 주장하며 이란 시민들이 스마트폰에서 이를 삭제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왓츠앱은 이에 "우리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개인 메시지를 추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란은 고위급 당국자와 안보 관계자들에게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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